사회 사회일반

"비콘과 만난 프레지던츠컵, 100배 더 재밌어질걸요?"

골프장 전산관리 업계 1위 임재일 무노스 대표

10월 송도 프레지던츠컵에 IoT 도입

코스 정보·경기 진행상황 등 갤러리 스마트폰에 실시간 전송

잭니클라우스GC 시작으로 스마트 골프장 전국 확대할 것


"사물인터넷(IoT)과 프레지던츠컵의 만남, 멋지지 않나요?"

올 10월 인천 송도에서는 프레지던츠컵이 열린다. 미국과 미국·유럽을 제외한 국가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남자들이 2년에 한 번씩 각각 팀을 이뤄 맞붙는 대회로 전 세계 225개국, 10억가구에 중계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최되는 이 대회에 누가 대표로 선발될까, 어느 팀이 어떻게 이길까가 당연한 관심사지만 임재일(46) ㈜무노스 대표이사의 신경은 다른 곳에 쏠려 있다.


최근 서울 논현로 본사에서 만난 임 대표는 "비콘(Beacon) 서비스를 이용하면 갤러리들은 프레지던츠컵을 100배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한 스마트폰 근거리 통신기술인 비콘은 위성항법장치(GPS)나 전자태그(RFID)보다 설치 비용이 저렴하고 근거리무선통신(NFC)보다 편리하다. 지난 2013년 말 애플이 아이비콘(iBeacon)을 내놓으면서 사물인터넷 시대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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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는 "앱을 내려받으면 대회·코스 정보 확인은 물론이고 문자와 짧은 영상을 통한 경기 중계도 우리말이나 영어를 선택해 볼 수 있다. 프레지던츠컵 기간에만 20만~30만명은 내려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명예대회장을 맡는 대회이니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을 넣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소 5㎝ 안에 단말기를 대야 인식하는 NFC와 달리 비콘은 50m 정도 떨어져 있어도 작동된다. 50m에 1개씩 골프장에 설치된 골프공 크기의 비콘이 갤러리의 스마트폰에 시시각각 각종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골프 대회 때 갤러리는 특정 시점에 한 홀의 상황만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비콘은 주변 홀의 경기 장면도 짧은 영상으로 실시간 제공한다. TV 중계를 선호하는 골프팬까지 현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새로운 갤러리 문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국내에서도 금융권이나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비콘 열풍'이 불고 있지만 골프장에 이 차세대 기술을 도입한 것은 무노스가 국내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임 대표는 프레지던츠컵 대회장인 잭니클라우스GC를 시작으로 비콘 기반의 '스마트 골프장'을 전국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달 설명회를 열었는데 150여 골프장의 관계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무노스는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골프장 전산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계 1위 기업이지만 임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아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와 혼수 가격비교사이트, PC방 정보화센터, 모바일 상품권 등 안 해본 사업이 없는 '창업 전문가'다. 무노스 창업은 2001년. 한자의 없을 '무(無)', 영어의 '노(NO)'에서 사명을 따왔다. "고객에게 절대 '노'라고 말하지 않겠다.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이란다. 당시 사업 분야는 골프가 아니라 교육이었다. 이후 캐나다와 중국을 돌며 또 다른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둔 임 대표는 중국에서 골프 연습장을 운영하면서 골프에 빠졌다. 한국으로 돌아와 무노스 경영에 복귀하고는 골프장 사업에 몰두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확보한 넓은 인맥으로 골프장 전문가와 정보기술(IT) 전문가를 영입했고 무노스는 현재 전국 150여개 골프장의 전산 관리를 전담하며 연매출 6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가가 꿈이었다. 그래서 경제신문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읽었고 거기서 사업 아이템을 찾아냈다"고 했다. 골프장에 무인 발권·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캐디 없이 라운드하는 '노 캐디제'를 처음 제안한 것도 임 대표였다. "비콘 서비스도 '다른 분야에서 저렇게 인기인데 골프장에서 안 될 이유가 뭐가 있느냐'는 생각에서 시작한 거예요. 지금은 각 골프장에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어주는 일을 계획 중이고요. 농담 같지만 제 진짜 꿈은 돈을 아주 많이 벌어서 북한을 사는 것이거든요."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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