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버냉키 "금융시스템 개혁, 국제공조를"

[한은 창립 6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 <br>“급격한 자본 유출입 신흥국에 부담… 출구전략 시기 나라별로 달라야”<br>상시 통화스와프 놓곤 선진국·신흥국 시각차… 저금리 부작용 우려도

3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60주년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김중수(왼쪽 다섯번째)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호재기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선진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신흥시장에서의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유발해 이들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금융규제와 금융기관 자본 및 유동성 국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국의 출구전략 시기와 관련해 "나라마다 경제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출구전략 시기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1일 한국은행이 개최한 창립 6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버냉키 의장은 화상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는 8명의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주요 국제금융기구 주요 인사 및 저명 학자들이 참석해 '중앙은행의 역할 변화'를 주제로 토론했다. 직접 참석하지 못한 버냉키 의장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화상 연설을 했다. ◇신흥국의 자본 유출입 문제 국제 공조 논의=이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기조 연설을 통해 신흥국의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막기 위해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도 신흥국의 자본 유출입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금융시스템 개선에 국제 공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위기시에는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가고 오늘날에는 자본이 유입되고 있어 이는 신흥국가들에 금융ㆍ경제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광범위한 국제 공조를 통해 국제 금융시스템을 강화하고 금융기관들이 자본과 유동성을 적절하게 유지하는지 면밀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방법론에 있어서는 선진국의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입장은 다소 달랐다. 한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상시적인 통화 스와프 같은 방법을 통해 신흥국가들의 자본 유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선진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중앙은행 간 영구적인 통화 스와프는 신흥국가 및 이들 나라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달러를 제공하는 국가에 대해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쟁의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그동안 통화 스와프는 긴급한 상황에 한시적으로 이뤄져왔다"며 "김 총재가 제안한 상시적인 통화 스와프는 도덕적 해이와 인센티브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시적인 통화 스와프는 심대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우선적으로 은행들이 자금조달 시장에 덜 의존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출구전략 시기는 나라별로 달라=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각국의 출구전략 시기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버냉키 의장은 출구 전략 시기와 관련해서는 나라별로 경제 상황이 달라 출구전략 시행 시기도 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각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경제호전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해 출구전략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은 확장적 정책을 장기적으로 시행할 경우 부작용과 조기 금리 인상으로 인한 리스크를 면밀히 비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윌리엄 화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개발검토위원회 의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저금리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에는 중국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며 "지난 1년간 신용이 매우 팽창했고 투자도 급증해서 수요 측면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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