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과 코스닥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가을추위는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월드컵 4강신화와 국민들의 열띤 응원이 아니었나 싶다. 월드컵 개최 전 평가전에서 번번이 중요한 골 기회를 놓치곤 했던 한 스트라이커의 아내가 인터뷰하던 장면이 생각난다. 그 아내는 토크쇼에서 경기가 잘 풀릴 때 많은 격려를 해주던 팬들이 골을 한두번 못 넣으면 곧바로 야유를 하고 더욱이 다른 스트라이커가 결정적인 골을 못 넣어도 남편 이름을 들먹일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당당히 월드컵 4강에 오르고 그 선수는 4강의 주인공이 되었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침체되면서 일부이긴 하지만 시장폐쇄, 시장무용론이 거론될 때 내 머리 속에는 그 선수의 아내가 한 말이 떠올랐다. 과거에 코스닥시장이 IMF외환위기의 돌파구로 격려하던 사람들이 코스닥시장의 순기능을 무시한 채 부정적 이미지만을 강조하고 심지어 코스닥시장 무용론을 내세울 때 그 축구선수 아내의 마음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시장 폐쇄논란은 코스닥시장이 독일 및 일본시장과는 큰 차이가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독일의 노이에르시장은 올해 IPO기업이 단 1개사에 그치고 있고 일본 나스닥재팬시장은 일본경기의 장기침체 및 IPO기업 부진 등 증권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데 그 개편원인이 있었다. 이에 비해 코스닥시장은 IPO기업수 뿐만 아니라 시장의 유동성 측면에서도 기술주시장으로서 나스닥시장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고 오히려 세계증시의 급락 속에서도 지난해 말 세계증권거래소연맹(WFE) 회원국 중 시가총액 및 거래대금 순위가 2단계 상승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하였다. 현시점에서는 코스닥시장의 무용론ㆍ폐쇄 등과 같은 소모적인 논란보다는 코스닥시장이 중소ㆍ벤처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토양과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고쳐야 하고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를 지적하는 발전적인 비판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근의 코스닥시장 침체, 신뢰상실의 큰 원인은 세계적인 IT산업의 침체이외에도 불공정거래 및 주가조작 등의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서 발생한 주가조작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 및 투자자들이 코스닥과 연관지을 때 가슴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다.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99년 하반기부터로 이제 만 3년의 일천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짧은 기간 동안의 성장과정에서 많은 아픔을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ㆍ투자자 등 시장참여자가 서로 상생(win-win)할 수 있도록 거듭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의동<코스닥위원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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