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A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차를 몰아 집으로 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제주도 여행 상품 광고를 듣게 됐다. 평소라면 무심코 넘길 광고지만 늦은 여름 휴가지를 찾던 중이라 파격 세일이란 말에 그만 귀가 솔깃했다. A씨는 곧바로 스마트폰을 라디오 가까이에 가져갔고 화면에는 일정 등 상세한 정보와 쿠폰이 나타났다. A씨는 서둘러 아내에게 전화를 걸고 여행지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라디오등 각종 전자제품에 탑재되면 스마트폰을 TV나 라디오에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관련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NFC는 칩셋 가격이 2달러 미만으로 저렴하고 쌍방향 통신이 가능해 각종 전자제품과 연계될 차세대 모바일 서비스로 주목 받고 있다. NFC는 10cm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대의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폰과 다른 전자 기기가 데이터를 쌍방향으로 주고받도록 돕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TV 광고를 보다가 관심 상품을 알아보기 위해 따로 웹 브라우저를 실행시킬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을 NFC 기능이 탑재된 TV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화면에서 관련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NFC는 기존에 알려진 결제 기능 외에도 활용 가능성이 다양하다.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고 밀접한 거리에서만 작동한다는 특징을 활용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모바일 쿠폰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복잡한 스마트폰 작동 없이 원하는 정보나 서비스를 바로 얻을 수 있게 된다. NFC 응용서비스 전문 개발업체인 아레스찬은 광고 분야와 함께 SNS와 회의실 등에 NFC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아레스찬이 자체 개발한 SNS에서는 오프라인에서 만난 두 사람이 서로 스마트폰을 맞대 개인정보를 교환하고 SNS 친구가 된다. 또 정보를 교환한 상대의 인맥도 SNS 친구로 맺어질 수 있다. 실제 만남을 통해 인맥이 형성되는 만큼 다른 SNS에 비해 네트워크의 신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민섭 아레스찬 부사장은 "NFC를 활용해 만들어진 인맥을 바탕으로 사람을 찾는 서비스도 개발했다"며 "가족이나 친구 등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경로를 우선적으로 탐색해 연결해 준다"고 말했다. 또 회의실이나 강의실에도 NFC가 활용된다. 회의실 및 강의실 자리에 부착된 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참석자 정보뿐만 아니라 관련 자료까지 즉석에서 받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이 부사장은 "NFC를 이용하면 TV나 냉장고 등 가전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펌웨어(하드웨어를 제어하는 프로그램)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며 NFC 활용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NFC는 시장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신규 스마트폰에 NFC 칩셋을 탑재한 데 이어 글로벌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NFC 탑재를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FC 시장 활성화에 대해 "결제 서비스는 표준화와 정책 문제가 복잡하게 맞물려 당장은 힘들지 몰라도 응용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