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엘니뇨 따른 업계 희비/해운·가전 웃고 유통·전자 울고

◎해운­곡물수확 줄어 재고확보경쟁 특수/가전­연일 무더위 행진 에어컨 벌써 동나/유통­휴가늘며 여름세일 20∼30% 감소/전자­이상기온영향 반도체 불량률 높아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엘니뇨현상으로 업계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볕더위와 열대야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엘니뇨현상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관련산업계에서는 웃고, 울고 있다. ◇엘니뇨가 즐거운 업체들=남반구에서는 올 겨울의 가뭄이 길어져 호주에서는 밀생산이 최고 3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브라질의 대두나 아르헨티나의 옥수수도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따라 전세계는 최근 농산물 재고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해운과 조선, 종합상사들은 이를 거래하고, 운반하느라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해운업계는 곡물수요가 상승하면서 운임료가 인상, 즐거운 표정이다. 업계는 내년초까지 대표적인 곡물항로인 미주∼일본간 파나막스급 운임이 톤당 20달러에서 27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의 활황은 중고선 가격상승과 선주들의 신조선 선박발주를 촉진하면서 조선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름제품인 음료와 빙과, 맥주 등 음식료품과 에어컨, 선풍기 등 여름상품 업계도 호황으로 웃고 있다. 기상학회의 분석에 따르면 음료의 경우 섭씨 25도를 넘으면 1도씩 오를 때마다 매출이 20%씩 늘어나는데 이를 반증하듯 올여름 음료는 지난해 보다 30%, 빙과는 50∼60% 이상 판매가 늘어났다. 또 에어컨은 돈을 주고도 못살 정도로 물량이 달리면서 업계는 추가생산을 하는 등 하절기 끝물에도 여전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엘니뇨가 괴로운 업체들=이상기온이 계속되면서 반도체, 통신기기 등 정밀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실내온도 유지에 비용이 더 들고, 불량율도 높아지고 있다. 또 전력수급에 이상이 생기면서 중소업체들이 밀집한 공단지역에서는 공장가동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울상을 짓는 곳은 백화점 등 유통업계. 무더위로 휴가가 늘어나면서 고객이 감소하고 있는 것. 백화점들은 불황과 함께 찾아든 무더위의 영향으로 올여름 정기세일의 매상고가 지난해에 비해 20∼30% 줄어든 것으로 밝히고 있다. ◇엘니뇨 현상=페루 서북부해안에서 인도네시아 동부해안에 걸친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상승기류가 그 원인. 이 기류가 각각 서쪽과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무더위와 오존과다 등의 기상이변을 가져온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 어린이」란 뜻으로 짖꿎은 날씨를 뜻한다. 또 크리스마스 전후에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신의 아들」이라고도 불린다.<민병호·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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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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