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총 상위 20위권 지각변동

현대차 3위로 내려앉고 SK하이닉스 2위로

LG전자 등 8개종목은 20위권 밖으로 밀려

네이버 6위·아모레퍼시픽 15위로 뛰어올라


우리나라 증시를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내 종목들의 얼굴이 크게 바뀌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부동의 2위였던 현대차(005380)가 3년 6개월여 만에 시총 3위로 내려앉았고 SK하이닉스(000660)는 사상 처음으로 2위로 올라섰다. 5년 전인 2009년 말 시총 상위 20위권에 포함됐던 종목들 중 40%인 8개 종목은 아예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대비 3.13% 하락한 15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4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현대차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0년 10월19일 이후 최저치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도 크게 빠졌다. 현대차의 이날 시총은 34조1,429억원을 기록하면서 SK하이닉스(34조5,437억원)에 2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가 2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11년 3월28일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9월 중순 이후 급락했다. 현대차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고가매입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이 현대차를 외면하기 시작하면서 하락했으며 최근에는 엔저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주저앉았다. 이날은 미국 시장에서 연비 과장으로 대규모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현대차를 제외하고도 시총 상위 20위권 내 종목들의 순위가 많이 바뀌었다. 5년 전과 비교해 LG전자(066570)·LG·현대중공업(009540)·SK에너지·우리금융·KT·신세계·롯데쇼핑은 2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그 자리를 네이버·아모레퍼시픽(090430)·KT&G·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기아차·SK C&C가 메웠다. 특히 5년 전만 하더라도 시총 22위였던 네이버가 6위로 도약했으며 37위에 그쳤던 아모레퍼시픽도 15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LG전자는 7위에서 22위로 주저앉았고 현대중공업은 13위에서 38위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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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의 경우 부동의 시총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들어 증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04%였으나 현재 15.47%로 낮아졌다.

이 같은 우리나라 대표주들의 시총 순위 변화와 영향력 약화는 전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이에 따른 저성장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산업 경기의 성장 사이클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경기 사이클을 많이 타는 업종의 시총이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으며(전세계적인 성장 국면이 지속되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 센터장은 이어 "특히 그동안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성장과 함께 움직였던 정유·화학·철강·조선 등의 업종들이 사양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를 대신해 통신·엔터테인먼트·소비재 관련주들이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도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위 종목들의 시총 변화 흐름을 감지하면서 투자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임규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리서치센터장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앞으로 성장이 크게 일어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철강·조선·화학 등 과거 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를 접고 내수 및 필수 소비재, 배당주 위주의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2~3년 동안은 전세계적인 투자 흐름도 제약·의료·가스 등 내수 및 필수 소비재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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