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번호이동 출발부터 삐걱] “전산방해 아니냐” 신경전 치열

이동통신사 및 정책당국의 준비 부족과 업체간 이해관계 다툼이 맞물려 번호이동성 제도가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부가 대비책을 사전에 마련하지 않고 마냥 뒷짐을 지고 있는 것도 문제점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번호이동 지연에 소비자 불만=시스템 에러가 발생하면서 번호이동을 원하는 고객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둘째날인 2일에도 KTF와 LG텔레콤 대리점을 찾은 고객 가운데 일부는 시스템 에러로 원하는 이동통신 회사로 옮겨가지 못했다. SK텔레콤은 1일 오후 2시30분 이후로 시스템이 정상화됐다고 밝혔지만 2일에도 일부 고객의 번호이동시 전산 에러가 여전했다.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의도적으로 처리를 방해하거나 지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사전 테스트 기간에 95%에 달했던 성공률이 첫날 20%까지 떨어진 것은 순수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히 SK텔레콤이 번호이동 신청고객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가입자 전환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시스템 에러가 발생한 것은 KTFㆍLG텔레콤 대리점에서 운용 세부사항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했다”며 “처리요건을 지킨 승인요청은 모두 정상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업체간 신경전 가열= 업체별로 이해관계가 충돌, 사사건건 이해관계가 충돌했다. SK텔레콤은 1일부터 자사 고객의 통화연결음 초기에`SK텔레콤 네트워크`라는 멘트를 삽입하는 통화품질실명제를 시행했다. 이에 대해 KTF와 LG텔레콤은 “번호이동성 제도가 국가자산인 번호의 특정 브랜드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이 같은 행위를 통신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통부가 SK텔레콤의 약정할인 요금제를 인가한 것에 대해서도 KTF는 번호이동 시차제를 통한 유효경쟁체제 구축이라는 정책취지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KTF는 SK텔레콤의 약정할인제 출시는 선발사의 독점구조를 강화시키는 한편 통신업계의 수익구조 악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1만여명 새 회사 찾아=1일과 2일 이틀동안 약 1만여명이 번호이동을 통해 서비스회사를 옮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KTF와 LG텔레콤은 상당수 회사가 휴무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SK텔레콤은 가입자의 대부분이 예약신청이나 사전 가입을 통해 착신전환해 놓은 이들이라며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신년휴무가 끝나고 모든 기업과 기관이 정상업무에 돌입하는 5일부터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초기 3개월간의 실적이 번호이동성 제도로 인한 통신업계 판도 변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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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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