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檢수사에 프라임저축銀 뱅크런 조짐, 유동성 1800억 확보… "당장 문제 없다"

檢, 불법 초과대출 확인… SPC 통한 대출도 조사<br>뱅크런 확산 오늘 분수령… 금융당국 사태추이 촉각

검찰이 불법 대출 혐의로 조사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8일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프라임저축은행 본점에는 예상과 달리 고객이 많이 몰리지 않아 한산했다. 김동호기자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데 어떻게 된 거요." 8일 강남 선릉역 인근의 프라임저축은행 본점에는 십여명의 고객이 은행 객장을 찾아 두런거리고 있었다. 가락동에서 왔다는 60대 남성 고객은 "프라임(저축은행)은 괜찮다고 해서 돈을 넣어뒀는데 기사를 보고 놀라 달려왔다"며 "2,200만원짜리 예금만기가 내년 5월이지만 몇 푼 벌려다가 낭패를 보느니 돈을 빼는 게 낫다"며 예금을 해지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오후2시30분 기준으로 하루에만도 250억원의 예금이 창구와 인터넷뱅킹으로 빠져나갔다. 오후 들어 본점에서는 대기 고객이 4~5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고객 수가 가장 많은 테크노마트점에는 백여명의 고객이 몰려 돈을 빼갔다. 강동학 프라임저축은행 경영기획실장은 "오늘 인출금액은 3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내일이 돼봐야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으로 확산될지, 안정될지 가늠할 수 있다"며 "검찰의 수사 결과를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 "프라임 초과대출했다" 확인=관건은 검찰의 수사 결과. 현재 검찰 측은 프라임저축은행이 불법으로 초과대출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프라임그룹이 프라임저축은행이 관련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불법 대출을 받았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지난 3월께 프라임저축은행의 일부 직원을 불법 대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프라임 측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이날 프라임저축은행의 대주주인 프라임개발은 보도자료를 통해 "단순 한도 초과대출과 관련해 금감원의 지적을 받아 이를 시정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프라임개발은 프라임저축은행의 경영에 참여하지도 않고 철저한 감독을 받고 있어 SPC를 통한 불법 대출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검찰도 수위조절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을 보면 수사를 받는 다른 저축은행들과 비교해 혐의 내용이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대주주들이 초과대출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어 일단은 통상적인 고발 사건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업계의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부동산 PF와 관련해 털어서 먼지 안 나올 사람이 있겠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검찰에서 본격적으로 저축은행 업계를 뒤지면 문제가 정말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임 "유동성 문제 아직은 없다"=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프라임저축은행이 갖고 있는 유동성 자금은 1,800억원에 달한다. 8일 300억원가량 자금을 쓰더라도 당장은 문제가 없다는 게 프라임 측의 설명이다. 프라임은 유사시를 대비해 저축은행중앙회에 유동성 지원요청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프라임저축은행의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5.1%로 적기시정조치(BIS 비율 5% 미만)를 간신히 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라임이 계속 부실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넘기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바라본다. 일각에서는 프라임개발이 호남기업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표적수사를 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검찰수사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강동학 프라임저축은행 경영기획실장은 "6월 말 결산 때까지 대주주가 증자를 통해 BIS 비율을 8%로 맞출 계획"이라며 "이번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당국 촉각은 '뱅크런'=금융당국은 프라임저축은행에 뱅크런이 발생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은 별다른 움직임은 없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프라임저축은행 사태가 다른 저축은행에도 번질지 점검하고 있다. 현재 금감원 직원 7명, 예금보험공사 직원 7명, 저축은행중앙회 직원 6명 등이 프라임저축은행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금감원의 관계자는 "프라임저축은행 사태가 확산될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저축은행 거래 고객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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