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인터뷰] 변영문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변영문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은 신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현대서예'의 확산과 서예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서법(書法), 일본은 서도(書道)라고 하지만 우리는 서예(書藝)라고 칭합니다. 문자를 아름답게 표현한 경지이니 학문이면서 예술이죠. 문사철(文史哲)을 두루 갖춰야 이룰 수 있는 분야라 30년 붓을 잡은 지금도 여전히 그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시중(時中) 변영문(56ㆍ사진)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은 대전의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조상을 위한 비문을 쓰기 위해 취미로 붓을 잡은 게 30년을 훌쩍 넘겨버렸다.

평생을 서예 전업작가로 살면서 각종 초대전, 개인전을 연 변 이사장은 2002년 대한민국통일서예대전 대통령상, 2003년 효원문화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는 고려대 한문학과 등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회원 5,000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서예단체인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에는 지난해에 취임했다.


변 이사장의 목표는▦한국 서예의 세계화▦서예 저변 확대▦서예의 가치 재평가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서양문물의 유입과 IT산업의 발전이 전통문화의 소외와 비례하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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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새 것이 그냥 생겨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적고생신(積古生新)이라 옛 것을 익힌 연후에 새 것이 나오니 새로움을 개발하기에 앞서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서예의 역할을 강조하는 변 이사장은 서예를 초등학교 교양과목에 포함시키는 것을 협회 목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인성계발과 정서함양을 위해 유치원에서부터 서예를 가르치고 중고등학생이면 어엿한 간판 하나를 쓸 정도”라며 “우리도 광역시 하나에 서예학원만 300곳에 육박하던 때가 있었으나 지금은 현격히 줄었고, 학과목 지정이 되살릴 방법이라 판단해 서예 부문의 초등학교 교양과목 추진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신설 법안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소외된 한국 서예는 오히려 외국에서 빛을 발한다. 서예협회가 진행 중인 중국ㆍ일본과의 교류나 사우디ㆍ쿠웨이트 등 서남아시아, 몽고, 이집트 등지의 순회전시 등은 한글 알리기와 한국 서예의 매력을 동시에 선보이며 매번 ‘재방문’을 부탁받고 돌아올 정도다. 오는 10월에는 독일 전시가 예정돼 있다.

나아가 그는 신세대를 아우를 ‘현대서예’ 확산에 관심을 쏟고 있다. 본래 상형문자인 한자를 그림처럼 표현한 ‘회화적 서체’를 써 폭넓은 공감을 끌어내는 것. 한자를 몰라도 그림을 보면 뜻을 읽을 수 있고, 이는 한글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우리는 중국도 부러워하는 추사 김정희, 일본도 못 가진 독립된 서예박물관(예술의 전당)이 있습니다. 기반이 있으니 사람들이 동참할 차례죠. 어렵고 시간이 걸리지만 결코 싫증나지 않는 서예는 마르지 않는 활력의 원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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