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목(34) 연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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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내 여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 첫 여성 공보연구관이 탄생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헌법재판소의 공보담당 업무를 맡게 된 김경목(34) 연구관. 현재 대법원ㆍ헌재ㆍ법무부ㆍ대검찰청에는 사시 출신의 남성 공보관들이 활약하고 있으나 여성 법률전문가가 공보담당 연구관직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에는 별도의 공보관이 있기는 하지만 재판이나 헌재의 결정취지에 관한 언론보도는 사법고시 출신의 공보담당 연구관이 담당하고 있어 김 연구관은 사실상 헌재 공보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결정 등 헌재가 정치ㆍ사회적으로 첨예한 사안들을 많이 다룬 점에서 헌재의 대외 얼굴격인 공보담당 연구관의 책임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게 사실이다.
헌재의 경우 경력 3∼4년차 연구관들이 주로 공보담당 업무를 맡는데 김 연구관의 경우 업무 수행능력과 서글서글한 성품이 발탁의 주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사시 36회의 김 연구관은 지난 97년 사법연수원 수료시 매우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 검찰이나 법원을 포기한 채 법무법인 김&장에 들어가 기업 관련 변호사로 명성을 떨치다 2002년 헌재로 적을 옮겼고 최근까지 전효숙 첫 여성 헌재 판관에 배속돼 재판활동을 도왔다.
김 연구관의 남편인 유성훈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1년 선배이자 연수원 동기로 지난해 서울북부지법을 끝으로 판사생활을 접고 개업했다. 김 연구관의 친언니는 김경란 서울고등법원 판사, 형부는 박두순 인천지검 검사로 김 연구관은 연수원 수료 때부터 판ㆍ검ㆍ변호사 등 법조3륜을 모두 포괄한 법조인 겹사돈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 연구관은 “차례가 돼서 공보업무를 맡았을 뿐”이라며 첫 여성 공보연구관으로서 주위의 시선에 담담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여성들이 전문직에 좀더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소회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