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인 의미의 용서란 무엇인가를 담았습니다." 소설가 한수산(사진)이 20일 '용서를 위하여'란 제목의 장편소설 출간간담회를 가졌다. 그는이 책에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독일유학 이전까지 성장과정과 삶ㆍ시대를 통해 그의 존재의미를 다뤘다. 또 카톨릭 신자인 작가 자신의 개인적인 상처와 삶, 체험을 녹여 용서와 화해를 주제로 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작가가 지난 2003년 이후 7년만에 본격적으로 쓴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인기작가로 이름을 날리다 자신의 삶이 뜻하지 않게 파괴됐던 30여년전의 이른바 '한수산 필화사건'을 소설 속 주인공이라는 방식을 통해 풀어나간다. 그에게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것은 81년 5월. 모 일간지에 연재중이던 소설 '욕망의 거리'에서 표현한 시대묘사가 군부정권을 비판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군보안사령부로 연행돼 모진 고문을 받아야 했다. 작가는 그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88년 8월 가족과 함께 한국땅을 떠나 4년간 일본에서 지내는 아픔을 겪었다. "필화사건 이전과 이후 내 소설의 내용이 많이 달라졌을 정도로 나에겐 잊을 수 없는 고통의 과거였다"며 "그 상처를 풀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저자는 "'용서하고, 화해하라'는 김추기경의 생전 메시지에 따라 그간 남 몰래 겪어온 아픔을 이 작품을 통해 이제야 비로소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며"하지만 거기까지 가는데는 너무나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한수산은 "가해자의 사과 없는 용서는 참 힘들었다"며 "용서하지는 못하더라도 이제는 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