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루피아화 하락지속, 태국 주식 곤두박질지난 97년 한국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인도네시아와 타이에 금융불안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계속된 통화가치 하락과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회수로 금융불안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제2의 위기재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루피아화 가치가 정정불안과 소요, 구조조정지연 등으로 연일 급락하고 있고, IMF로부터 가장 먼저 「졸업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타이의 주식시장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최근 지난 97년 금융위기를 연상케 할 정도로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한때 달러당 8,800루피아까지 떨어지며 외환시장이 붕괴조짐을 보이자 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섰을 정도다.
인도네시아 당국의 시장개입으로 달러당 8,295루피아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이 역시 주초보다 9%나 폭락한 것이며, 전날의 8,200~8,210루피아에 비해도 크게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루피아화 가치가 곧 달러당 9,000선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97~98년 금융위기때 루피아화 가치는 1만선이하로 추락했었다.
루피아화 가치가 이처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인도네시아내 정정불안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압두라만 와히드정부 경제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하락 및 와히드 대통령과 퀵 키안 기 경제정책 최고책임자간 균열조짐 등이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으며 지난 주말에는 자카르타시내에서 학생 소요사태까지 발생했다.
자카르타주재 외국은행 관계자들은 『외환딜러들이 루피아화를 내다팔고, 소요조짐이 나타나는 것이 금융위기때와 비슷하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달 IMF로부터 공식「졸업장」을 받을 예정인 타이의 금융시장도 IMF의 「칭찬」과 달리 극도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타이의 고성장에도 불구,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계속 빼내고 있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15일 지난 한햇동안 외국인들의 주식순매도 규모가 7,73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4개월동안에는 이보다 7배나 늘어난 5억4,000만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지난 12일 타이주가는 14개월만에 최저치인 336.54포인트로 떨어져 연초대비 34%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타이의 외견상 경제지표는 좋지만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40%가 넘어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와 타이의 금융불안으로 인해 필리핀 페소화 등 인근 국가의 화폐가치도 떨어지는 등 동반 불안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입력시간 2000/05/15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