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2월 2일] 내수실종에다 수출쇼크까지

지난 11월 수출이 18.3%나 감소해 7년 만에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 부문에 본격적으로 옮겨붙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감소는 앞으로 성장과 소비 및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쳐 경제 전반에 주름살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추세라면 올 4ㆍ4분기부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빠지고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배제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지난달 수출 가운데 선박과 중동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업종과 지역에 걸쳐 수출이 급감했다는 것이 염려스럽다. 특히 가전과 컴퓨터제품 수출은 감소율이 무려 50%를 넘었다. 그동안 수출 한국을 주도했던 반도체ㆍ석유화학ㆍ자동차ㆍ섬유ㆍ철강 등의 감소세도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선진국 지역에 대한 부진에도 탄탄히 받쳐주었던 개도국에 대한 수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심상치 않다.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급감한 것은 수출수요 자체가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고 단기간 내에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ㆍ개도국 할 것 없이 모두 경제가 가라앉으면서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위축과 재고감소를 이유로 바이어들이 수출주문의 선적지연, 축소 또는 취소를 요청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마저 무너질 경우 우리 경제가 겪을 고통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다. 수출이 둔화되면서 10월 광공업생산을 비롯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ㆍ고용사정이 모두 악화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정부는 최근 내년 경제지표전망을 통해 새해 수출이 4,90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KOTRA도 올해보다 10.3% 증가한 4,90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동향을 감안하면 너무 낙관적이다. 한국 경제의 생명줄인 수출을 살려나가려면 수출기업들의 무역금융 등 애로해소와 해외마케팅 지원 확대, 수출보험지원 강화 등 수출촉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려면 내수 활성화를 통해 수출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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