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유상증자는 빚갚기용?

작년 상반기 실시 106社중 64곳 "투자보다는 차입금 상환" <br>내역 미공개·목적 불이행 업체도 많아





코스닥 유상증자는 빚갚기용? 작년 상반기 실시 106社중 64곳 "투자보다는 차입금 상환" 내역 미공개·목적 불이행 업체도 많아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많은 코스닥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실시해 마련한 자금으로 신규 사업이나 시설투자에 나서기보다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직원 급여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증자 자금의 뚜렷한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거나 공시에 밝힌 증자 목적 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22일 지난해 상반기(1~6월) 코스닥 시장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한 106개 기업(20억원 미만 소액공모 제외)의 유가증권신고서를 살펴본 결과 이 중 60% 이상인 64개 기업이 유상증자로 들어온 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직원 급여, 매입채무, 건물 임대료 등에 사용하겠다는 기업도 17곳에 달했다. 지난해 3월 일반공모를 통해 43억원을 모집한 애강은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쓴다고 밝혔고 4월 주주배정을 통해 130억원을 마련한 HS창업투자도 차입금 상환에 전액을 사용한다고 공시했다. 또 팬텀엔터테인먼트, 씨엔씨엔터,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지엠피, 엠케이전자, 동국내화, 로지트코퍼레이션, 국일제지 등이 유상증자 대금의 50% 이상을 차입금을 갚는데 쓸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엠넷미디어의 경우 유상증자 대금을 대표이사의 차입금을 갚는데 쓰기도 했다. 유상증자 자금을 공시에 밝힌 증자 목적 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세스넷은 지난해 2월 53억여원을 모집하면서 교재개발 등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그 해 9월 세스넷의 최대주주는 보유주식과 경영권을 바이오 업체에 매각했다. 또 다날은 지난해 상반기 중 사무소 확장 이전 목적으로 138억원을 증자했지만 현재까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독, 작가 영입 등 드라마 부문에 34억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리노스도 이후 진행 사항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블루코드는 지난 3월 신규채용 및 영상물 제작을 위해 45억원의 증자를 실시했지만 직원수는 당시 116명에서 108명(지난해 9월 기준)으로 오히려 줄었으며 제품 개발 및 111명의 충원계획을 이유로 99억여원을 모집한 시큐어소프트의 직원수는 9월 현재 12명에 불과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자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쓰거나 소모성 경비로 지출한다는 것은 결국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며 "코스닥 기업은 성장성이 주요 투자잣대인 만큼 주가 할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1/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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