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부동산정책을) 조정하면 무덤을 파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부동산정책 조정 움직임에 정부가 강한 톤으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당이 건의하더라도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를 경감하는 쪽으로 세제를 수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보유세 강화에 따라 거래세를 점진적으로 인하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며 “그러나 아직 부동산세제를 제대로 시행하기도 전에 수정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여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세제의 ‘미세조정’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명확히 한 셈. 박 차관은 “집값이 오른 사람과 안 오른 사람이 있을 때 세제상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조세정의에 맞지 않다”면서 “6억원을 기준으로 세율을 달리 적용하고 종부세 대상 포함 유무를 결정하는 것은 이러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인데 지금 종부세 인하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도세의 경우도 집값 상승에 따른 차익을 과세하는 것인 만큼 형평성을 고려할 때 종부세보다 더 바꾸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도 전날에 이어 “정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며 그래서 시장이 여기까지 왔다”면서 “(여기서 조정한다면) 무덤을 파는 것”이라며 톤을 높였다. “종부세는 절대 건드릴 수 없다”며 “(새로 바뀐 종부세를) 한번 부과도 안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했다. 노대래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도 “당에서 공식적인 협의요청은 없었다”며 “거래세 조정의 경우 세수 걷히는 것을 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부처 내 실무자들의 반대 목소리도 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여권의 즉흥적인 발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수차례의 당정협의를 거쳐 결정된 정책들을 시행도 제대로 못해보고 바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