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및 환율 불안에다 검찰의 ‘현대차 비자금 수사’까지 겹치면서 국내 자동차시장에 때 아닌 찬바람이 불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와 GM대우,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지난 4월 내수판매 규모는 총 9만2,476대로 전월(3월) 대비 11.4%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3.2% 줄어든 수치다. 4월 수출실적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3.4% 늘어났으나 3월보다는 두 자릿수(10.1%)가 줄었다. 특히 검찰 수사에 이은 총수 구속으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는 현대차는 4월 내수판매가 4만4,044대로 3월보다 14.4%, 지난해 4월에 비해서는 1.5% 각각 감소했다. 이는 4월 실적으로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이로 인해 내수시장 점유율이 48.8%로 줄어들어 노조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지난해 9월(46.5%)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특히 국내 공장 수출의 경우 9만7,075대로, 3월 대비 16.3% 급감하면서 지난해 7월 이후 최대의 수출 감소 폭을 보였다. 기아차도 4월 내수판매가 2만1,532대로 3월보다 7.9%, 지난해 4월에 비해서는 8.4% 각각 감소했다. 나머지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GM대우는 4월 한달간 내수시장에서 9,613대를 판매, 전년 동기에 비해 소폭(0.5%) 증가한 반면 전월에 비해서는 5.1% 줄었다. 쌍용차(4,550대)도 지난해 동월보다 2.5% 늘었지만 3월에 비해서는 10.8% 줄었고 르노삼성(9,819대) 역시 전년 동기와 전월에 비해 각각 4.0%, 11.4% 감소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수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대차에 대한 검찰 수사와 총수 구속이 전반적인 자동차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한 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