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뛰는 물가에… 편의점 저가 음식류 불티

"한푼 이라도 아껴야" 짠돌이 늘어 점심 대용 국밥·유부초밥 도시락<br>회사원·취업준비생들에 인기 지난해 매출 최고 300% 치솟아


서울 노량진 고시촌의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매일 점심으로 때우다시피 하는 편의점 유부초밥 메뉴를 지난 1월말부터 평소보다 500원 낮춘 2,000원짜리로 바꿨다. 2,500원짜리보다는 용량은 좀 줄었지만 최근 뛰는 물가에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주변 고시촌 뷔폐형 식당에서도 가격동결 메뉴만 골라 끼니를 해결하는 취업준비생들이 크게 늘었다. 편의점의 '나홀로 식사족(族)'들이 뛰는 물가에 짠돌이소비, 가치소비에 열중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주로 즐기는 도시락, 라면 식사비가 시중 음식점 점심값과 비교하면 30~50%에 불과하지만 이마저도 더 싼 제품을 고르고 같은 값이라면 효용가치를 따져 소비하고 있다. 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훼미리마트가 지난1월말 출시한 국밥도시락은 시판 한달여만에 전국 5,400여 점포에서 30여만개가 팔려나갔다. 가격이 3,500원으로 700~800원 하는 삼각김밥등과 비교하면 비싼데도 이 편의점 역대 도시락 가운데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스프 형태가 아닌 우려낸 육개장, 갈비탕 국물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장점도 작용했지만 최근 음식점들이 가격을 올리자 값싸게 점심 대용이 될 수 있는 메뉴를 고르는 직장인, 취업준비생들이 늘어난 원인이 더 크다.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 주변의 한 편의점 점원은 "이 일대 많은 싱글족은 물론 최근 30~40대 회사원들도 늦은 점심시간에 와서 간단하게 먹고 가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말했다. 편의점 이용자가 한번 들러 구매하는 금액은 지난 2009년 기준으로 3,572원에 불과하다. 보통 편의점 매출액의 42%에 달하는 담배 구매자와 주머니가 넉넉지 않은 학생, 취업준비생, 회사원등 20~30대가 주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나홀로 식사족이 늘어나면서 도시락 등 식사류 제품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도시락 매출비중은 3%정도에 그치지만 지난해 상반기 편의점들이 진열한 도시락 수량은 전년보다 3.7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들이 젊은층 주머니사정에 맞추면서 저가형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훼미리마트가 지난해 2,5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춰 새로 내놓은 유부초밥 도시락은 제품을 바꾼후 매출이 300%이상 급증했다. 미니스톱도 지난달 한시적으로 자체브랜드(PB)상품인 말이주먹밥을 1,200원에서 200원 내리자 전보다 42%나 더 팔렸다. GS25처럼 가격을 내리지는 않지만 삼각김밥을 사면 800~900원짜리 콜라를 덤으로 주는 행사를 주기적으로 벌이기도 한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지난달 대학교 안에 입점한 27곳 매장의 컵라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8%나 상승했다. 대학생들이 한끼 식사로 컵라면을 선택하는 경우가 전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점포에서 지난달 팔린 컵라면과 봉지라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8%, 46.8%씩 늘어 600~700원대의 값싼 봉지면이 평균 1,000원대인 컵라면의 판매 증가율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컵라면 가격 조차 줄이려는 짠돌이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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