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인영 한라 명예회장, 현대·한라그룹 초석다진 '부도옹'

영어능통…故 정주영회장의 핵심참모 역<br>최근까지 만도인수 추진등 경영활동 활발

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이 20일 별세했다. 사진은 정 명예회장(오른쪽)이 지난 96년 이탈리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휠체어 부도옹’으로 잘 알려진 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이 한라그룹의 명예회복을 보지 못한 채 별세했다. 그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으로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졌고 독자적으로 한라그룹을 창업해 한때 재계 서열 12위까지 키웠다. 그가 세상을 떠남에 따라 이제 현대가에서‘영(永)’돌림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만 남게 됐다. ◇최근까지 한라그룹 명예회복 노력=자동차부품ㆍ건설 등을 중심으로 한 한라그룹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계열사끼리 선 지급보증 때문에 위기를 맞았고 계열사가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는 한라건설이 그룹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 정 명예회장은 1920년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마을에서 6남2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일본의 아오야마학원(靑山學院)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귀국해 언론인(동아일보ㆍ대한일보 기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51년 형 정주영 명예회장의 요청을 받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해 현대와 인연을 맺게 된다. 정 명예회장은 53년 현대건설 부사장을 거쳐 61년 현대건설 사장으로 취임한 후 76년까지 대표이사로 15년 동안 재직했다. 또 이어 62년 10월 현대양행과 만도기계를 설립, 제조업을 시작했다. 정 명예회장은 76년 현대건설 사장직을 내놓고 오로지 중공업 분야에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는 89년 뇌졸중이 발병하면서 재기가 불가능하다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휠체어 경영’에 나서 왕성한 경영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옛 한라그룹의 명예회복을 위해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를 다시 사들이는 데 공을 들이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로써 현대가의 ‘영(永)’자 돌림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만 남게 됐다. ◇한라건설은 정몽원 회장 체제 유지=정 명예회장의 별세 후에도 한라건설은 현재의 정몽원(52) 회장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정 명예회장은 97년 1월3일 회장에서 명예회장으로 자리를 물러나면서 당시 한라건설과 만도기계 등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차남 정몽원 현 회장(당시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후계 구도를 마무리지었다. 이에 따라 정 명예회장 별세로 인한 경영권 변화도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한라건설의 주식소유 분포는 정몽원 회장이 전체 주식의 16.47%(158만6,780주)를 소유해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고 한라건설이 12.19%, 학교법인 배달학원 2.20%, 정인영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정몽원 회장의 형인 정몽국(54)씨가 0.92%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국씨는 현재 회사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은 서울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으며 평소 소탈한 성격에 친화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라건설은 최근 국내외에서 토목, 주택 및 개발사업, 플랜트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경부고속철도, 서해안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등 도로와 철도, 공항 항만 등 토목공사와 사회기반시설 건설사업, 준설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한라비발디’ 브랜드로 아파트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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