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체감경기는…] 백화점·시장
"추석·쌍춘년 특수 커녕 손님보기 더 힘들어"
김미희 기자 iciic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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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의 경우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마이너스 신장세를 기록했다 8월 폭염 특수가 일어나면서 다시 급상승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올 7~8월이 워낙 예외적인 상황이라 하반기 경기를 섣불리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8월들어 백화점 매출이 활발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례없는 폭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을 이후 추석까지 영업을 낙관할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경제 지표에서도 소비심리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추석 영업목표도 매우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며 “잘해야 예년 수준에 머물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도 “이제 본격적으로 추석 장사 준비를 해야하는 시점인데 솔직히 올 추석 연휴가 워낙 길어 제대로 매출을 올릴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비 양극화 현상으로 그나마 잘 팔리던 해외 명품도 최근 빈센트앤코 등 짝퉁 명품 파동 이후 전반적인 소비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강남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정통성 있는 명품만 사겠다는 소비자들이 많아 이른바 명품 상품군 전체적으로 매출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의 체감경기는 백화점보다 더욱 암울하다. 지난 주말 서울 동대문의 한 쇼핑몰은 주말인데도 한산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 쇼핑몰 6층에서 3년째 아동복 매장을 운영하는 한모(43ㆍ남)씨는 “요즘에는 주말에 손님이 더 없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추석 한달 전부터 아이들을 위한 ‘추석빔’을 사려는 손님들로 매출이 50%이상 늘었는데 올해는 명절을 앞두고도 움직임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인근의 아동용 한복집 매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사장 김모(20ㆍ여)씨는 “추석이 한달 정도 남아 도매 손님들이 몰릴 때가 됐는데 아직 별다른 매기가 없다”며 “가을맞이 50% 세일을 하고 있는데도 하루에 4~5만원짜리 한복이 한두벌 밖에 안 나간다”고 말했다.
예비 신랑ㆍ신부들을 한껏 들뜨게 했던 ‘쌍춘년’도 재래시장에서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동대문에서 한복매장을 운영하는 김모(37ㆍ여)씨는 “요즘에는 소비자들이 ‘고급’만 찾다보니 ‘쌍춘년’이라 해도 압구정동 고급 한복집 같은 곳에만 손님이 몰릴뿐 우리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청량리의 청과물도매시장에도 소비자 발길이 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곳 노점상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오늘 하루종일 1만5,000원짜리 포도 세상자 판 게 전부”라며 “올해는 장마와 폭염으로 과일값이 올라서 그런지 장사가 더 안된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입력시간 : 2006/09/03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