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내가본 양승택장관] 일에서 원칙중시

개인적으론 한없이 따뜻하고 자상양승택 장관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82년이다. 당시 양 장관은 서울에 있는 전자통신연구소에서 TDX 개발단장으로 재직했고 나는 경북 구미의 전자기술연구소에서 PC 연구팀장으로 일했다. 업무상 기술 협의가 필요해 만나다가 84년 두 연구소가 합병해 전자통신연구원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함께 일하게 됐다. 양 장관은 나이로는 6년 선배가 되고 학교(서울대)로는 7년 선배가 된다. 당시 양 장관은 TDX 개발단장으로 이곳 저곳 팀장급들과 업무 협의할 일이 많았다. 대개 연배로나 경력으로나 후배뻘 된 사람들과 일을 같이 했는데 큰형님처럼 감싸주는 스타일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따랐다. 이후 양 장관이 전자통신연구원장으로 취임하면서 한 기관의 수장으로서 조직을 책임질 때도 그는 한결같은 태도를 보여줬다. 사람들에게 믿고 따를 수 있는 신뢰감을 줬으며 주위에서는 그릇이 큰 사람으로 언젠가 큰 일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다고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양 장관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누구보다도 청렴하고 강직한 분이라는 점이다. 애초에 잘못된 일이나 도리에 어긋난 일은 장관 곁에 있을 수가 없었다. 즉 인간적으로는 한없이 따뜻하지만 일에 대해서는 원칙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당시 동료들은 이 같은 양 장관에 대해 '학교 선생님'이라고 얘기하곤 했다. 학생들 개개인 모두에게 자상한 관심을 보이며 함께 어울려 지내면서도 그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따끔히 혼을 내는 어릴 적 존경하던 선생님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이었다. 이는 장관 취임 이후 추진해온 일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양 장관은 3강 구도를 축으로 전체 통신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비전을 갖고 지금껏 실천해왔다. 이해가 엇갈려 잡음도 많았지만 일도양단식 대신 하나하나 풀어내며 결국 해결해내는 모습에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오길록 전자통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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