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축소·외국인 자금 유입 영향/미일 금리격차 줄어 달러화 약세띨듯/연말 불당 105∼110엔… 우리기업 기대 충족 수준 국제금융전문가들이 보는 하반기 환율전망은 미달러화 약세, 엔화강세,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안정 등으로 요약된다.또 국내 외환보유고 감소로 촉발됐던 외환위기론은 가라앉을 전망이다.
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하반기 환율, 금리전망」에 따르면 상당수 금융기관들은 연말 달러·엔환율이 달러당 1백5∼1백10엔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근거는 미국의 경기호조세 둔화와 대일무역적자 지속, 미일간 금리격차 축소 가능성 등.
우선 미국은 지난 1·4분기 5.9%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2·4분기 3.3%, 3·4분기 3.4%, 4·4분기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본은 지난 1·4분기 1.9%의 GDP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분기별로 1.9%, 2.1%, 2.2%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또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과 일본간의 금리격차가 축소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양국간 무역분쟁이 우려되는 형편이다. 이런 조건들이 바로 달러화 약세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사는 9월말 달러당 1백13엔, 연말 1백10엔, 내년 6월말 1백5엔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독일계 드레스드너 벤슨사는 각각 1백13엔, 1백5엔, 1백엔으로 보고 있다. 엔고가 우리 기업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준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반면 JP모간사는 1백17엔, 1백25엔, 1백20엔으로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미일간 금리격차 축소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미달러자산을 사들이려는 세력이 여전할 것이란 예상에서 나온 전망이다.
미국 금리의 경우는 물가안정세 지속과 재정적자 감소로 인한 정부채 공급물량 축소 등 하락요인이 있지만 노동시장에서의 임금상승압력에 따른 추가 금리인상기대 등 상승요인이 다소 우세하다. 장·단기 금리 모두 소폭 상승할 것이란게 한은의 전망이다.
일본 금리는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지만 수출산업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빨라지고 있는데다 연금생활자들의 불만해소라는 정치적 이유까지 더해져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외환시장은 이같은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초부터 달러당 8백88∼8백9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하반기 중 무역수지 적자 축소와 외국인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에 힘입어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본과의 가격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외환당국이 1백엔당 7백60∼8백원선의 고환율에 집착하는 분위기여서 대미달러환율은 달러당 8백60원선 아래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달러당 1백10엔의 환율을 예상할 경우 원엔환율을 1백엔당 7백60원이상으로 맞추려면 적어도 달러당 8백60원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외환당국이 빠르게 유입되는 해외자본을 외환시장에서 흡수하면서 환율하락을 막고 동시에 외환보유고도 늘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내는 수준이다.
외화예금의 경우 거품이 완전히 걷히며 실수요위주로 재편됐고 하반기에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3월말 달러당 8백97원까지 달러값이 오르자 기업들이 달러사재기에 나선 결과 외화예금은 43억9천만달러까지 늘었다. 그러나 이후 3개월동안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자 이같은 가수요가 진정되며 지난달 20일엔 19억8천만달러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결제자금예치라는 본래 목적대로 운용되기 시작한 것이다.<손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