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석 사장은 30대 초반 때인 지난 99년 12월 31일 시청과 광화문을 돌며 일회용카메라를 팔고 다녔다. 밀레니엄 행사로 수십만의 인파들 속에서 일회용카메라는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이 사장은 두시간만에 2,000만원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셋톱박스 업체인 노드시스템은 이렇게 시작했다.
노드시스템은 지난 2000년 8월부터 전자부품연구원과 고선명방송(HDTV)과 위성방송을 모두 수신할 수 있고, 녹화와 인터넷 등 4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복합형 디지털 셋톱박스를 개발에 착수했다. 98년 설립한 개인회사를 2000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사무실과 운영비를 마련하느라 개발자금은 턱없이 모자랐다. 이사장과 직원들이 개인자금을 내놓고 진로와 테라 등으로부터 5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산자부에서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 받으면서 연구개발은 계속 이어졌다.
전자부품연구원과 함께 3년간 20억원을 들여 개발에 성공한 복합형 디지털 셋톱박스는 이미 국내외 10여건의 특허와 등록을 출원한 상태이며, 대기업 전자회사와 사이버아파트 건설사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별도의 케이블방송에 가입할 필요 없이 HDTV와 공중파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별도 장비를 설치하지 않고 녹화가 가능하다. 또 양방향 원격제어(SPC)가 내장되어 있어 TV를 보면서 사고싶은 제품이 나오면 전화를 걸 필요 없이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사장은 “기존에는 HDTV와 위성방송, 녹화장비, 인터넷 셋톱박스를 개별적으로 구입해야 했으며 이 경우 소비자들은 200만원에 가까운 비용부담을 안아야 했지만 복합형 셋톱박스로는 100만원 이하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벤처타운에 입주해 있는 노드시스템은 대기업 전자회사를 대상으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공급하는 하는 동시에 사이버아파트를 중심으로 자체브랜드로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셋톱박스 매출이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120억원의 매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드시스템은 지난 98년 드림텔이라는 개인회사로 출발했다. 중앙케이블방송, 내일네트워크(일산) 등 케이블방송사에 TV를 보고 전화할 경우 할인혜택을 주는 단말기(상품명 티비텔)를 공급했다. 또 영상장비를 이용해 아파트 주민들이 우범지역을 안방에서 확인할 수 있고 아파트 공지사항을 TV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으로 영상장비 업체로서의 이미지를 벗고 셋톱박스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자본금이 20억원이며 진로와 테라가 지분출자했다.
복합형 디지털 셋톱박스
고화질TVㆍ위성방송 녹화등 100만원이하로 서비스 이용
노드시스템이 개발한 복합형 디지털 셋톱박스(사진)는 HDTV와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고 녹화와 인터넷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전에는 개별 기능마다 각각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를 모두 해결한 것이다. 셋톱박스만 장착하면 무료로 고화질TV와 위송방송을 볼 수 있고 인터넷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홈쇼핑을 보고 있을 경우 바로 인터넷에 연결해 다른 제품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소비자가 수동적인 입장에서 TV를 시청하는 것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전 4가지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를 구입할 경우 2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었지만 노드시스템 제품을 이용할 경우 100만원 아래로 구입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