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전자 "월풀, 한판 붙자"

월풀 "美 안방시장 뺏길라" 특허 침해소송 잇달아 제기에<br>LG "대등한 기술력 갖춰 좋은 결과 나올것" 이례적 공세




“LG전자를 대상으로 지난 1일 냉장고 제작과 관련한 4건의 특허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미국 월풀ㆍ2일) “월풀이 냉장고 특허기술을 침해한 만큼 사용을 중지하고 손해배상하라.”(LG전자ㆍ지난달 24일) 한국을 대표하는 가전메이커 LG전자와 세계적인 톱티어 가전업체 월풀. 양사가 ‘특허 및 고유기술’을 둘러싸고 펼치는 한판승부가 심상찮다. 지난 2004년 이래 지금까지 월풀과 LG전자가 주고받은 소송 건수는 각각 3건씩 6건. 이 가운데 1건은 LG전자가 승소했고 5건은 현재진행형이다. 통상 국내 기업들은 외국 기업과의 법적 분쟁 소지가 발생하면 항상 한발 물러서려고만 했다. 월풀의 지적재산권 공세야 그렇다고 치지만 LG전자가 맞받아치고 있는 최근의 모습은 무척 이례적이다. LG전자가 지적재산권이나 산업현장의 노하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실력’을 놓고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방어 소송이었다면 대등한 기술력으로 공격적으로 싸우겠다는 것이 올해부터 달라진 점”이라며 “하반기 나머지 소송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히려 기대가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특허 소송이 마케팅 이슈로서 기술력과 브랜드를 인정받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싸움판은 미국의 법정이지만 싸움의 결과는 미국시장의 판도변화다. 특히 법적 판정을 통해 일거에 시장의 통념을 뒤집어 현지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시장에서의 인정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법적 분쟁이 막 시작하던 2004년만 해도 LG전자는 월풀과 비교해 드럼세탁기 미 시장 점유율에서 15%포인트 이상 뒤져 있었다. 하지만 2006년 5%포인트로 격차를 좁히더니 지난해에는 22.8%로 월풀(19%)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3도어 냉장고의 경우에는 지난해 3ㆍ4분기에 23.8%의 고점을 찍으며 1위를 지속했다. 법원 판결에 앞서 시장이 먼저 ‘LG전자 우세승’이라고 판정을 내린 양상이다. 안방시장을 위협받는 월풀은 사면초가다. 월풀 매출의 60%(지난해 194억달러)가 북미시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안방을 빼앗긴다는 것은 생존을 위협당하는 것과 같다. LG전자와는 다른 이유에서 월풀이 특허 소송에 목을 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팽팽한 승부에서는 초조한 자가 스스로 무너지기 십상. 특허분쟁에 돌입한 양사의 승부는 심리전에서부터 이미 결판이 난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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