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공항 직항로 없는 지역경제 '발목'

물류비용 대폭 늘고 운송시간도 더 걸려광주ㆍ대구 등 지방공항과 인천국제공항간 직항로가 개설되지 않아 기업들이 항공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31일 지역무역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항공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역의 수출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지역수출의 73%를 차지하고 있는 광주지역의 경우 지난달 반도체 수출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8%나 줄었다. 광주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 1월 1억6,000만달러, 2월 1억3,300만달러를 올리는 등 올초에는 전년도 보다 증가했지만 3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반도체 수출의 급감은 세계시장 자체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광주∼인천간 직항로 미개설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등도 한 원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생산품 전량을 미국 등에 수출하는 광주의 앰코테크의 경우 인천공항 개항으로 물류에 12시간이나 더 소요되는데다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직원을 상주시키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앰코테크는 지난달 물류비용이 예전에 비해 6,000만원이나 늘어나는 등 연간 5억원이상 추가 부담해야 할 것이란게 회사측의 전망이다. 이 때문에 앰코테크는 지난해 18억달러를 수출했으나 항공수출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실적에 못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구ㆍ경북 안경테 수출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반적인 수출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 안경테업계는 1분기 동안 전년도 보다 2% 증가한 9,340만달러를 수출하는 등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항공수출 어려움으로 바이어들의 주문을 제때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수출업체들은 일본 등 3국을 통한 우회수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물류비용 추가 부담이 너무 커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는 화훼업계의 타격은 막심하다. 신선도 유지가 과제인 제품의 특성상 광주의 경우 인천공항 개항 이전 보다 물류시간이 반나절이나 더 소요돼 품질저하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달 28만5,000본이나 수출한 광주지역 수출농가는 종전엔 일본 도착이 36시간이나 소요됐으나 인천공항 개항으로 48시간으로 늘었다. 최근 화훼 수출단지로 부상하고 있는 경북 구미지역 역시 냉동컨테이너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수송하고 있어 물류비용 추가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미원예농단의 경우 지난해 장미ㆍ국화 등 화훼류 대일수출이 500만달러에 이르는 등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악조건으로 수출물량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역 항공수출업계는 "지방공항과 인천공항간 직항로 개설 등 대책을 빨리 마련하지 않을 경우 지역 항공수출업계는 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광주ㆍ대구 등과 달리 부산의 경우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직항노선을 하루 2편 운영하고 있고 아시아나도 역시 1일부터 1편을 늘려 매일 2편 운항할 예정이어서 항공수출 및 해외여행에 큰 불편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항공은 광주ㆍ대구지역과 인천간 직항노선 개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시아나의 경우 당분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항공기를 이용한 지방업체들의 수출은 앞으로도 어려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대혁기자 김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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