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50분만에 123배 대박, 옵션시장에 무슨 일이…

지난 10일 동시호가때 1兆 비차익 매수로 급등<br>"외국계 자금" 추정속 거래소, 이상징후 조사


지난 10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코스피지수가 크게 출렁거리는 한편 콜옵션의 경우 123배나 급등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자 증권업계가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10일 주식시장의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당시 '장 막판 10분' 동안 1조원대의 대규모 거래에 따른 이상급등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당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 마감 10분 전인 동시호가 때 1조원에 달하는 비차익거래 매수세가 쏟아지면서 1%를 웃도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동시호가 때 한꺼번에 대규모 비차익거래 매수세가 터져 나오자 롯데제과 등 일부 종목들은 순식간에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비차익거래란 선물 및 현물 가격 차이에 따라 선ㆍ현물을 사고 파는 게 아니라 이 같은 가격 차이에 관계없이 선물을 거래하는 일을 가리킨다. 특히 이날 프로그램 매수세가 갑자기 장 막판에 쏟아지자 마지막 거래일인 코스피200 옵션지수도 급등, 콜옵션(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 가격도 불과 50여분 만에 123배나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200 옵션지수는 장중 외국인 매도세로 212.70포인트까지 하락했었다. 당시 콜옵션(행사가 217.5) 가격이 1,000원까지 떨어졌으나 동시호가 때 비차익매수가 쏟아지자 코스피200지수는 218.73으로 끝났다. 결국 행사가격 217.5짜리 콜옵션은 12만원3,000원(1.23포인트(218.73-217.5)*10만원)을 기록, 이론적으로 장중 1,000원에 사서 종가에 팔았다면 123배의 '초대박'이 난 셈이다. 보통 12월 동시만기일의 경우 지수가 상당히 출렁거리지만 이날은 변동성이 아주 큰 것으로 나타나자 거래소는 이상거래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동시만기일에 발생한 거래 패턴이 일상적인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상거래 징후가 포착된 만큼 조사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처럼 장 막판에 대규모 거래를 할 수 있는 곳은 선물옵션 거래규모가 작은 국내 기관보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외국계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날 장 막판에 유입된 1조원 가운데 7,000억원 이상이 외국계 자금일 것으로 추정했다. 거래소 관계자도 "현재 어느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막판 주문이 들어왔는지는 이미 파악해놓은 상태"라고 말해 대규모 거래의 주체가 외국계 자금이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국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12월 동시만기일의 경우 동시호가 때 변동성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개선해야 할 과제지만 이번에는 비정상적인 불법거래라고 단정할 정도로 특이한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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