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미국시장에서 현대ㆍ기아자동차 판매량이 10만665대를 기록해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는 쾌거를 올렸다. 현대차의 월간 판매량이 6만대를 넘어선 것이나 기아차가 4만대를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를 합친 10만665대의 판매량은 닛산의 10만5,312대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크라이슬러의 9만3,222대를 앞질렀다. 이에 따라 미국시장 점유율은 7.98%로 껑충 뛰어올라 톱5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꿈의 점유율로 불리는 10% 돌파도 머지않아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ㆍ기아차의 약진은 경제침체 중에 생긴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말하자면 공격적인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미국 워싱턴타임스(WT)는 “경기침체를 기회로 삼아 과거 일본 차처럼 승승장구하며 도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위기의 와중에 현대차가 8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나 증가한 6만467대, 기아차가 무려 60.4%나 급증한 4만198대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말 그대로 이변에 가깝다.
금융위기가 닥치자 현대ㆍ기아차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어느 때보다도 품질향상과 마케팅에 힘을 기울였다. 먼저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와 파격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쏘올’로 미국 소비자에게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한 실직하면 차를 다시 사주는 등 발상의 전환에 입각한 마케팅 전략으로 까다로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현대ㆍ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10% 돌파와 함께 5위로 우뚝 설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에서의 선전뿐 아니라 중국ㆍ인도ㆍ캐나다 등에서도 약진하고 있어 올 해외공장 생산량이 1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6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량이 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은 일류로 도약할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만족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명실상부한 일류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경영혁신, 그리고 노사협력 노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