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4월 23일] 여전히 남아 있는 '지뢰'

코스닥상장기업인 플래닛82가 22일 마지막 거래를 끝내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한때 코스닥시장에서 화려한 나날을 보냈던 테마주의 씁쓸한 퇴장이다. 플래닛82는 지난 2005년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꿈의 주식’으로 불리던 종목이다. 당시 플래닛82는 신기술인 나노이미지센서기술을 앞세워 18일간 급등하면서 단숨에 시총 1조원을 돌파해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상용화 지연, 대표이사 횡령, 주가조작설 등이 잇따르면서 플래닛82는 급격히 하락했고 상장 6여년 만에 시장을 떠나게 됐다. 물론 별을 잡기 위해 플래닛82에 몰려들었던 투자자들은 막심한 손해를 떠안았다. 이날 청람디지탈도 플래닛82와 함께 시장에서 퇴출됐다. 잦은 최대주주 변경과 경영진의 배임ㆍ횡령, 그리고 부실 경영 끝에 벤처 1세대의 꿈은 무너졌고 그 자리에는 투자자들의 원성만 남았다. 이들에 앞서 UC아이콜스ㆍ모델라인ㆍ엔토리노ㆍ퓨쳐비전 등도 한때 시장의 이슈 종목이었다는 희미한 기억만 남긴 채 시장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종목들이 상당수 정리됐지만 아직도 시장에는 조심해야 할 ‘지뢰’가 많이 남아 있는 듯하다. 일부 종목들이 실질적인 실적 개선보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법으로 수치상 요건만 맞춰 가까스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관리종목으로 새롭게 지정된 종목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신규 지정된 관리종목 중 자본잠식율이 50%가 넘는 곳이 20개나 된다. 특히 최근 시장감시위원회는 ‘억지스럽게’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거나 관리종목에서 탈피한 종목에 대해 집중 감시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자 물량 등을 고가에 처분하기 위해 시세 조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처럼 시장감시위원회가 불공정거래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가동에 나선다 하더라도 투자자 개개인의 자발적인 주의가 동시에 필요하다. 과거를 돌아보면 시스템을 교묘히 피해 시세 조종에 나서는 사례는 항상 발생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완벽한 사전 차단 시스템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행여라도 사건이 터졌을 때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투자자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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