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솔계열사 '독자생존' 총력전

잇단 감자·외자유치로 재무구조 개선 적극한솔그룹 계열사들이 감자를 통한 클린 컴패니 구축에 나서는 등 독자생존 능력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한솔그룹에 따르면 올들어 한솔개발, 포렘, 건설, 캐피탈 등 4개 계열사가 자본금 규모를 최고 20분의 1까지 축소하는 등 잇따라 감자를 실시했다. 이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솔개발. 한솔개발은 지난달초 공시를 통해 주식 소각 형식으로 자본금 규모를 4,137억원에서 627억원으로 81.18%나 줄였다. 지난해 한솔흥진, 경보 씨엠개발 등 부실 자회사들을 합병하면서 늘어난 결손금을 처리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게 회사측의 공식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말 총 결손금 규모가 2,784억원인 반면 감자 규모는 3,510억원으로 700억원이나 많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감자가 현재 진행중인 외자유치 협상에서 높은 가치를 받으려는 포석 속에 진행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한솔 측에서 기존 파트너와의 협상을 포기하고 새로운 투자자 물색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자를 통한 가치 제고가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한솔포렘도 지난달 1:2 감자를 실시, 자본금 규모를 1,036억원에서 518억원으로 낮추고 오는 20일 주총을 통해 최종 확정 지을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말로 88억원의 순익을 달성,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함으로써 증시 상장요건을 갖추게 됐고 따라서 상장을 위한 준비 단계로 감자를 실시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솔건설도 최근 개최된 이사회에서 자본금 규모를 2,456억원에서 122억원으로 줄이는 1대20의 감자 결의를 하고 조만간 공시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며 한솔캐피탈도 자본금 규모를 1,882억원에서 470억원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한솔 계열사들이 적극적인 감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은 '계열사 독자경영능력 강화'라는 조동길 회장의 그룹 운영방침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계열사들은 더 이상 그룹의 지원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즉, 감자를 통해 계열사들을 클린 컴패니로 만들어 처음부터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이후 실적으로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계열사들간 상호 지원 등으로 인해 자본금과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재무적으로 깨끗한 기업을 만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룹 차원의 지원을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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