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中企·서민경제 옥죄는 유동성축소정책

집값을 잡기 위한 유동성축소 정책이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설상가상으로 돈 구하기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킨다며 지급준비율과 총액한도대출을 축소한 탓이 크다. 한국은행은 총액한도대출을 축소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 석달새 시중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0.4%포인트나 올렸다. 원화절상과 수출ㆍ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로서는 이자부담까지 늘어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 더구나 돈 구하기는 더 힘들어졌다. 올들어 국민ㆍ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예년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은행 대출심사가 그만큼 까다로워졌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돈을 구해 사업하기를 포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문제는 금리인상과 대출축소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준율인상과 총액한도대출축소의 파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계상황에 몰리는 중소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서민가계의 어려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는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연 66%의 고리대부업체를 찾는 서민들도 늘고 있다. 앞으로 금리인상이 계속 이어지고 부동산가격하락까지 겹칠 경우가 걱정이다. 과도한 금융비용과 부동산가격하락이 겹칠 경우 가계파산은 늘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금융기관의 부실과 경제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 중소기업과 서민가계가 더 이상 한계상황으로 몰려서는 곤란하다.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가계부실이 심화될 경우 결국 은행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단기수익에 급급하기보다는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경영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금융당국 역시 과도한 유동성축소정책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과 서민가계의 부담을 줄이면서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선별적이고 정교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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