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유·화학·에너지株 웃고, 건설·항공·자동차株 울고

울상, 정유ㆍ화학 은 긍정적 영향 예상


-유가상승에 업종별 희비 국내 증시가 이집트 시위사태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동 정정 불안으로 플랜트 수주에 비상이 걸린 건설주와 유가 인상의 영향을 받는 항공ㆍ자동차 등은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기름값 인상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정유와 화학 업체들은 급락장 속에서도 비교적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고점에 올라 온 상황에서 이집트 사태가 터져 나옴에 따라 당분간 건설과 항공 등의 업종은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정유, 화학 등 업체가 속한 화학업종지수는 0.54% 올랐지만 운송장비(-4.09%), 건설(-3.59%), 운수창고(-3.25%), 전기전자업종(-1.95%)은 급락했다. 개별 종목 별로도 금호석유(3.57%)과 호남석유(2.85%), SK이노베이션(2.76%) 등 정유 업종과 LG화학(2.94%)등 화학주는 하락장 속에서도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GS건설(-7.03%)ㆍ대림산업(-4.6%)을 비롯한 건설주들과 아시아나항공(-8.13%)ㆍ대한항공(-4.34%)ㆍ한진해운(-2.63%) 등 항공해운주들은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4.79%)과 기아차(-4.54%), 삼성전자(-2.87%) 등 자동차와 정보기술(IT)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업종 별로 희비가 갈린 1차적인 요인은 유가상승이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기준 WTI(서부텍사스유) 3월 인도분 가격은 전 일 대비 배럴 당 3.70달러 상승한 89.34달러에 마감하며 90달러에 바짝 다가섰고 두바이유의 1월 평균 거래가격도 배럴 당 92.44달러로 지난 2008년9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 당 90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이집트는 산유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정정 불안으로 원유 운송의 관문인 수에즈운하와 수메드송유관이 봉쇄될 경우 원유 수급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집트 사태가 주변 중동 산유국으로 번질 경우 국제 원유가격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 국제 원가가격이 오르면 정유나 화학 업체들의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정유 시황이 계절적 성수기로 나쁘지 않은 상황이고 국내 휘발유 가격 인하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화학업종도 시황이 나쁘지 않다”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키는 상황만 오지 않으면 유가 상승 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되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건설업종은 이집트 정정 불안의 직격탄을 맞았다. GS건설과 두산중공업이 이집트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데다가, 최근 건설업체의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중동 불안이 장기화 될 경우 수주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광숙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집트 사태가 확산이 안 된다는 확신이 들기까지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회복되기는 힘들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집트 사태가 일회성 이슈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두바이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건설주들은 주가가 하락했다가 1주일 정도 지나면 회복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며 “정치적인 혼란이 있으면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지엽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일회성 이슈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항공업종도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최중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이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항공유가 전 거래일 대비 2달러 올라 112달러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장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되면 항공업체들의 실적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와 IT주 등 국내 증시의 주도업종들도 이집트 사태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유가상승으로 선진국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고 정정불안으로 중동시장 자체가 위축될 경우 IT나 자동차 업체에도 장기적인 악영향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4ㆍ4분기 실적시즌에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 발표가 없었고 최근 자동차 업종에 긍정적인 뉴스보다는 부정적인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1일부터 발표되는 현대ㆍ기아차의 1월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3월부터는 자동차 주의 흐름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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