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자동차 해외사업 회장이 핵심

◎현대­터키·대우­폴란드 합작 등 직접 챙겨/기아 김회장 퇴진땐 인니사업 차질 우려『기아그룹의 앞날과 관계없이 기아와 아시아자동차가 추진해 온 해외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기아의 해외사업에 대해 갖고 있는 기본인식이며 해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다. 업계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해외프로젝트는 대부분이 최고경영자의 개인능력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기아의 한 임원은 『김회장의 사표제출을 반대하는 이유 가운데 해외사업의 추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김회장이 퇴진하거나 사표를 제출할경우 어느 업종보다 경쟁이 치열한 해외사업에서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기아의 앞날에 상관없이」란 전제는 너무 안이한 대응이라는 것. 자동차는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는 사업이며, 경쟁이 치열해 투자유치 국가는 선택의 폭이 넓어 상호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우 해외투자는 거의가 최고경영자의 개인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터키, 인도네시아, 인도 등 굵직한 프로젝트는 정세영명예회회장과 정몽규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공장의 경우 협상의 시작에서 공장건설, 판매망 구축에 이르기 까지 모든 과정을 두 사람이 직접 챙기고 있다. 정회장은 『한달에 한번씩 해외에 나가 이들 사업을 챙기겠다』고 말할 정도다. 대우자동차의 경우는 「김우중 회장=대형프로젝트」로 통하고 있다. 폴란드의 「대우FSO」「대우폴스카」, 루마니아의 「로대」, 체코의 「아비아」, 인도의 「인도DCM」 등 거의 모든 프로젝트는 김회장이 직접 주도, 성사시켰고 지금도 추진중에 있다. 김회장은 이들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각국의 대통령, 수상 등과 직접 접촉, 사업권을 따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즉 김회장이 없었다면 이들 해외사업도 없었다는 것이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현재 김회장이 현지를 방문해 직접 챙기고 있는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공장의 경우 김회장이 엘친 러시아대통령과 개인적 접촉을 통해 성사시킨 것이다. 또 기아는 물론 국내 자동차산업의 해외투자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통하는 인도네시아 국민차 프로젝트도 일본·EU(유럽연합)·미국과 국내업체들이 모두 달려들어 치열한 국제경쟁을 펼친 끝에 「전문경영인 체제의 자동차 전문그룹」이 높은 평가를 얻으면서 기아가 따낸 것이다. 최근 본격가동에 들어간 중국공장이나 브라질에 건설하고 있는 상용차 공장 등 대부분의 해외사업에서 김회장의 역할이 컸다. 한마디로 국내 자동차업계의 해외투자는 정세영·김우중·김선홍·정몽규 회장이 없으면 시작도 끝도 맺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는 인도네시아 국민차공장등 해외사업의 차질없는 지원(7월19일 기아관련실무대책위원회 1차회의)을 한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 25일 임장관의 입장까지 별다른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임창렬 통상산업부장관은 얼마전 『기아의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주거래은행의 명의로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내용으로 하는 서한을 발송했고, 브라질과 러시아 관계당국 및 은행에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밝힌 것은 이런 인식을 대변한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될 것으로 업계는 정부보증에 앞서 최고경영자들의 개인역할과 비중이 더 큰게 세계자동차 산업의 현실이라는 점이다.<박원배 기자>

관련기사



박원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