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토요 Watch] 포장 패키지의 마법

장맛보다 뚝배기? … 내용물 그대로인데 매출 쑥

제품에 스토리·예술 담아 주류업계 등 소비자 유혹


맛으로 승부하던 주류·식품업계가 차별화된 디자인을 앞세운 포장 패키지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특히 맛과 향에 한층 색다른 디자인을 이식한 상품에 소비자들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오감을 만족시키는 제품이 '돈'이 되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 기간에 전통주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90% 이상 늘었다. 경쟁업체인 롯데백화점의 전통주 선물세트 판매 신장률 17.7%, 현대백화점의 39.8%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이처럼 신세계백화점의 전통주 선물세트 판매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8월 전통주 판매 활성화를 위해 한국전통주진흥협회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신세계백화점의 주도 아래 전통주 라벨·용기·포장상자 등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바꾸는 한편 판로확대를 위해 설 선물 카탈로그 '명가명주' 페이지를 신설한 데 따른 것이다.


배상면주가 역시 '느린마을 막걸리'의 포장 패키지를 새 단장한 마케팅이 판매증대로 이어진 사례다. 배상면주가는 지난해 말 자사가 운영하는 '느린마을 양조장&펍'에서 판매하는 느린마을 막걸리의 용량을 기존 750㎖에서 1ℓ로 조정하면서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은 자연친화적인 막걸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초록색 심벌을 부착하고 패키지도 리뉴얼했다. 제품 디자인과 용량 변화는 곧바로 판매에 영향을 끼쳐 느린마을 양조장&펍 강남점과 양재점 2곳에서의 느린마을 막걸리 매출은 리뉴얼 전보다 15%가량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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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수입업체인 레뱅드매일이 청말띠 해를 기념해 선보인 미국 나파밸리산 와인 '블랙 스탈리온' 3종은 검은 종마라는 제품명과 말이라는 디자인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레뱅드매일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치로 준비한 물량이 올 설을 지나면서 전량 판매돼 기존 선박이 아닌 항공편을 이용해 제품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눈'으로 즐기는 포장 패키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카콜라는 패키지 겉면에 메시지를 새긴 '마음을 전해요' 캠페인을 지난해부터 전세계적으로 시작하면서 밸런타인데이에 맞춰서는 '자기야' '사랑해'를 새긴 병을, 소치 동계올림픽을 맞아서는 '대표팀' '아자아자' '믿어요' 등의 응원 메시지를 담은 병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디자인 전문업체인 넥스트브랜드의 조계홍 대표는 "최근 1~2년 사이 국내에서도 일반 소비자들의 시각적인 기대치가 급속히 높아지면서 제품 특성만 강조한 단편적인 포장 디자인이 아닌 감성적·친환경적·안전 요소를 부각한 디자인이 주목 받고 있다"며 "특히 식품·주류 등 먹거리의 경우 원재료를 알려주는 단순한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의 스토리를 표현하는 감성적인 접근법이 최근 디자인 패키지 트렌드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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