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자금유입 청신호

일본 증시 큰폭 조정·엔저 추세 완화… 뱅가드 펀드 매도 마무리 단계…<br>일본펀드 몰리던 글로벌 자금 급감<br>국내 등 이머징시장으로 방향 틀듯<br>선진국 증시와 갭 메우기 예상


일본으로 물밀듯이 들어가던 자금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엔화 약세가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일본 증시가 폭락한 영향을 바로 받는 모습이다. 길 잃은 자금이 갈 곳은 한국 등 이머징 증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해온 뱅가드 펀드 매도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6월 증시에 수급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2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23~29일 일본지역 펀드로는 총 4억8,1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1주일 전 30억4,300만달러, 2주일전 67억9,400만달러가 순유입 되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이는 일본 닛케이지수가 지난달 23일 7.3% 급락한 데 이어 30일 5.15% 하락하는 등 큰 폭으로 조정 받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의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부담과 엔화약세 기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일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그 동안 일본으로 몰렸던 글로벌 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시장으로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배경이다.

물론 아직까진 기대처럼 글로벌 자금이 일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빠져나가 한국 등 이머징시장으로 곧바로 흘러 들진 않고 있다. 한국 관련 펀드로 분류되는 글로벌이머징시장(GEM)펀드, 일본제외아시아펀드, 인터내셔널펀드, 태평양지역펀드 등 4개 펀드군에 지난 23~29일 사이에 총 15억8,1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6월 한국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 등 수급 개선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 동안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던 뱅가드 펀드 지수 변경에 따른 매도세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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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 22일 기준으로 뱅가드 펀드에서 9조1,000억원의 순매도가 진행됐고, 잔여매물은 약 2조4,000억원(24%)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 자금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6조원(28일 기준)이지만, 뱅가드 펀드 매물을 제외하면 오히려 3조원 가량 순매수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뱅가드펀드 매물이 마무리되는 7월초 이후에는 외국인 매수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선진국에서 이머징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뱅가드 물량 부담 해소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한국 증시 유입이 본격화 될 경우, 그 동안 벌어진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 증시와의 격차(gap) 메우기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저평가 됐던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전기전자(IT)와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들의 반등을 점치고 있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IT는 미국의 경기 개선과 기업들의 실적 안정, 자동차는 엔저 속도 완화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6월 코스피지수는 경기 개선 추세, 높지 않은 물가 압력 등에 힘입어 우상향 흐름을 지속, 1,940~2,060포인트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시장을 본격적으로 순매수하면 시가총액 규모가 큰 업종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그 동안 대형주들이 코스닥ㆍ소형주ㆍ우선주 등 랠리에서 소외돼 있었기 때문에 균형을 찾으려는 시장의 특성상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에너지ㆍ자동차ㆍ반도체ㆍ은행ㆍ유통을 저평가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가파르게 하향조정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그러나 그 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저평가 돼 있던 한국 증시에 대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 상승 여력은 있다는 분석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가시화 된다면 이익 전망 부담에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보다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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