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원자력발전소(원전)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원전발주 방식을 최저가 낙찰제가 아닌 종합평가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일 발간한 '해외 원전 건설시장 25% 점유 목표 달성을 위한 국내 원전건설 사업의 발주제도 개선 권고안' 보고서를 통해 "해외 원전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신울진 1·2호기 공사 낙찰자 입찰이 다섯 차례 이상 무산될 만큼 발주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품질ㆍ안전ㆍ성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원전건설공사의 특성 때문에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가에서조차 기피하고 있는 최저가낙찰제도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의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복남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공발주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최저가낙찰제를 의무 적용하는 것은 한수원의 선택이라기보다 기관의 경험 및 전문성과 무관하게 최저가낙찰제를 강제하는 국가계약법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전건설은 설계와 시공이 병행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현행 국가계약법은 확정되지도 않은 물량에 실시설계 완료를 전제로 하는 최저가낙찰제를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설계 및 시공물량 내역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종별 가격만을 최저가 기준으로 한 낙찰자 선정 방식은 입찰자와 발주자 모두에게 큰 부담을 주고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건산연은 이에 따라 가격 중심인 최저가낙찰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과 가격을 평가해 최적의 낙찰자를 결정할 수 있는 종합평가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해외 각국에서 460기 규모의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