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풀려날 때까지 잘 버텨줬으면…"

피랍 11일째 국내 표정…하루 한가족씩 "무사귀환 기원" 자필편지 공개키로

탈레반 납치사건이 발생한 지 11일째인 29일, 성남시 분당 피랍가족모임 사무실과 샘물교회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기도와 예배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피랍자들의 건강. 지난 28일 밤(한국 시간) 공개된 피랍자 유정화(39)씨와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유씨는 인터뷰에서 “납치된 사람 모두가 아프다. 유엔ㆍ유네스코 등이 나서 우리를 구해달라”며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중 임현주씨에 이어 두번째로 육성이 공개된 유씨는 지난해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을 두번째 방문했다가 화를 당했다. 유씨는 서울에서 초ㆍ중ㆍ고교를 나온 뒤 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했다. 졸업 후 국내 유명 인테리어 소품업체와 의류업체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6년 전부터 영어학원 강사로 일했다. 세 자매 중 맏딸인 유씨는 평소 쾌활한 성격으로 정이 많아 어려운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가족들은 전했다. 유씨는 현지에서 영어 통역과 아프간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자 가족들은 그나마 의약품과 생필품이 전달됐다는 소식에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22명 전원 잘 버텨주기를 기원했다. 피랍자 가족들은 또 하루 한 가족씩 무사 귀환을 바라는 자필 편지를 공개하기로 했다. 차성민(30) 피랍가족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피랍자 가족들이 점차 안정감을 찾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특사 파견 후 좋은 결과가 나오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유씨의 동생 정희(37)씨는 피랍자 가족 중 처음으로 공개한 편지에서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힘써 22명 모두가 이른 시일 안에 사랑하는 가족 품에 안겼으면 좋겠다”며 “온 매체에서 ‘22명 전원 석방’ ‘22명과 배 목사님 인천공항 도착’이라는 말만 기다리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로이터와 APㆍCNN 등 해외 언론들의 사무실 방문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CNN은 아프간에서 희생된 고 배형규 목사의 아버지 호중(72)씨를 만나 약 20여분간 인터뷰를 가졌다. 배씨는 이 자리에서 “배 목사가 마지막 희생자여야 한다”며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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