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랑들 미술관 설립 붐

"해외 유명작가 작품 유치위해 대형 전시공간 필요"<br>"돈되는 작품만 전시 우려" 목소리도


미술품 거래가 주된 목적인 화랑이 미술관을 설립하며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국내 화랑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 유치를 위해서는 미술관 규모의 대형 전시공간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화랑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더욱 강조돼 높아진 위상에 걸맞는 전시를 위해 미술관 설립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격동에 위치한 국제화랑(대표 이현숙)은 내년 초 개관을 목표로 미술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화랑 뒤에 서게 될 이 미술관은 4층 규모의 건물에 전시공간 1,500평 규모로 중급 미술관 정도 크기. 현재 외관공사 중이며 올해 말이면 공사가 끝날 전망이다. 관장은 이현숙 대표의 장남인 김창한 더 레스토랑 대표가 맡게 되며, 전문 큐레이터로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장녀인 김선정 씨가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화랑 관계자는 “유명한 해외 작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미술관에 소장된 경우가 많아 이들 작품을 대관 및 판매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격의 전시공간이 필요하다”며 “국제 갤러리의 미술관은 화랑과 미술관의 중간 성격인 ‘아트센터 콘스트할레’(기획전시 전문공간) 정도의 성격을 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에 있는 아라리오 갤러리(대표 씨킴)도 오는 2010년 ‘아라리오 뮤지엄’을 개관할 계획으로 있다. 천안시 신부동 지역 2만평 부지에 3층 규모로 들어서는 미술관에는 아라리오 갤러리 소장품을 비롯해 세계 유명작가의 기획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건축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엣제가 맡았으며,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씨킴은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전시를 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미술관이 필요하다”며 “좋은 ‘콘텐츠’(미술품) 소개를 위해 그에 맞는 ‘하드웨어’(미술관)가 들어서면 우리나라 미술계 전체가 한단계 발전하지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미술관 개관에 대해 미술의 공익적 성격에의 기여보다 화랑의 상업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화랑 산하의 미술관에는 판매를 위한 기획 전시가 주를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예술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좌우되고 만다는 것이 요지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학교 미술교육이 입시에 밀려 부실한 상태에다, 공공미술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랑 미술관이 들어서면 돈 되는 그림이 예술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게 될까 걱정된다”며 “시민들의 문화 향유에 대한 건전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미술관에 대한 체계적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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