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이요? 없어요. 큰 건 찾지도 않는데 작은 건 없어서 못파네요." "요즘은 강남 사람들도 가끔 와요. 소형이 인기라서 그런 것 같아요." '소형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서울 강북권 전세난으로 시작된 소형아파트 품귀현상이 수도권 신도시까지 확산되고 있다. "봄 이사철에 따른 일시적, 국지적 현상"이라던 정부의 진단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23일 신도시 일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분당 일산 산본 등 신도시 일대 거래시장이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이지역 무궁화공인 김소영 사장은 "쌓였던 매물들이 모두 나가 물건이 별로 없는 데도 찾는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크지는 않지만 전세가뿐 아니라 매매가도 오름세가 확연하다”고 말했다. ◇신도시 매매ㆍ전세도 뛴다= 신도시 가운데 소형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은 산본 무궁화마을 주공1단지 56㎡형은 올들어 전세값이 500만~1,000만원이 올랐다. 매매가는 이보다 상승폭이 커서 1,500만원 이상 뛰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산본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에서 소형평수 투자붐이 일어나니까 상대적으로 값이 싼 신도시 지역으로도 움직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산신도시 역시 소형아파트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매물들이 급격하게 소진되고 있다. 대화동 성저마을 행운공인 관계자는 "전철역과 가까운 곳의 소형 매물은 거의 소진되고 최근에는 외곽으로까지 매물난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아파트뿐 아니라 성저ㆍ밤가시ㆍ정발마을에 걸쳐 형성된 저층 연립에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지역 A공인 관계자는 "연립의 경우 지분율이 100%에 가까운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 보니 시간이 흐르면 재건축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갖는 투자자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한편 분당도 최근 전세 매매 수요가 살아나면서 전용 60m 이하 소형아파트 거래에 다소 숨통이 트이는 등 강북발 소형아파트 품귀현상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재건축ㆍ리모델링 기대는 일러= 소형아파트 강세를 틈타 투자가 몰리고 있는 것은 강남권과 달리 참여정부 기간동안 집값 상승폭이 중대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다는 것도 투자 부담이 적은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도시 소형아파트에 대한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시내나 민간택지 아파트와 달리 신도시의 경우 재건축의 전제요건인 용적률 상향 조정을 위해서는 신도시 전체에 대한 도시기본계획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로는 개별 단지의 용적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단 1%라도 용적률을 높여 재건축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신도시 아파트에 대한 리모델링 필요성 등은 인식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기본계획 변경에 대한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