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조기 대선 그리스, 금융시장 다시 요동

'구제금융 조기졸업' 관철 위해 대선 1차투표 17일로 앞당겼지만

"긴축 반대" 시리자 집권 가능성… EU와 치킨게임·재정위기 우려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였던 그리스가 또다시 국제금융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현 연립정부가 8일(현지시간) 구제금융 조기졸업을 위한 승부수로 내놓은 '조기 대선' 카드가 실패로 돌아가 재정긴축 반대를 주장하는 새 정부가 들어설 경우 그리스가 지난 2011년의 재정위기와 같은 수렁에 다시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8일(현지시간)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부총리 및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의 논의 끝에 당초 내년 2월로 예정됐던 대선 1차 투표를 오는 17일로 앞당기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리스 대통령은 의회 투표로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정원(300명)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23일 같은 조건으로 2차 투표가 실시되며 여기서도 3분의2 득표에 실패할 경우 29일 180명 이상의 찬성을 가결 요건으로 하는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사마라스 총리는 연정 대선후보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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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라스 정부의 이날 결정은 10월 발표한 구제금융 조기졸업 방안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마라스 총리는 당초 2016년 초까지로 예정됐던 구제금융을 올해 말에 조기 졸업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년 2월 대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연정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내년도 그리스 예산안의 재정긴축 방안을 놓고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 대외채권단과의 협상이 난항에 빠진데다 국내에서도 재정긴축 반대와 채권단과의 재협상을 주문하는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조기 대선 방안을 꺼내 들었다. 선거를 치러 정치적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초까지 구제금융 조기 졸업을 관철하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문제는 사마라스 연정의 의석이 155석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대통령 선출을 위해서는 최소 25표 이상을 더 확보해야 한다.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면 의회는 해산되고 총선이 실시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제1야당인 시리자의 지지율은 사마라스 연정을 3%포인트 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을 치를 경우 채권단과의 재협상을 주장하는 시리자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그리스 사태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즈니스위크는 "시리자가 정권을 잡게 되면 '재협상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EU 정상들과 그리스 새 정부 간 치킨게임을 보게 될 수도 있다"며 "그리스에 다시 한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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