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로비업계] M&A 바람

수십년전부터 이미 미국에서 어엿한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로비업이 최근 미국 정치풍토및 세계 경제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 대형화를 지향하면서 M&A 바람에 휩쓸리고 있다.백악관, 미 의회 등 정책결정권자들 일부 인사에 대한 로비에 치중하던 과거 로비업계의 행태에서 벗어나 이제 전통적인 로비뿐 아니라 여론조사,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기관 및 단체에 대한 정보제공 및 설득업무 등까지 한꺼번에 담당할 수 있는 종합서비스업체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로비업체들이 대형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 EU(유럽연합) 출범이후 경제관련 로비활동이 워싱턴 일변도에서 벗어나 EU지역에서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글로벌화 필요성이 로비업체의 대형화 바람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최대 로비업체중 하나인 캐시디사(社)가 샌드윅사에 7,000~8,000만달러에 인수됐다고 보도했다. 샌드윅은 인터퍼블릭의 자회사. 인터퍼블릭은 WPP, 옴니콤과 함께 미국 3대 광고회사 겸 종합 로비업체로 꼽히고 있다. 이에 앞서 세계적인 광고회사 오길비의 지주회사인 WPP 역시 유명한 로비회사 그레이&파스터를 인수한 힐 놀튼을 인수했고 옴니콤은 플레이시만-힐라드, 포터 노벨리와 같은 로비업체를 인수했다. 지난 20여년간 워싱턴의 전설적 로비스트로 추앙받아온 캐시디사의 창업자 제랄드 캐시디는 『그동안 워싱턴의 로비시스템은 주요인물 25명정도에 의해 좌우되어 왔지만 최근 의사결정권한의 분산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유력인사와의 연고를 배경으로 이뤄지던 로비활동이 더이상 통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얘기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 74년 닉슨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워터게이트사건이후 미 의회에 변화를 요구하는 「젊은 피」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잉태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이후 90년대들어 워싱턴의 낡은 관행을 거부하는 의원들이 급증, 더이상 워싱턴에서의 로비활동만으로는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각 의원의 지역구 여론을 자신의 이해관계에 걸맞도록 조성하기 위한 로비활동이 필요해지면서 미국 로비업계의 행태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EU 통합이후 국제적인 로비없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면서 로비업체의 대형화, 글로벌화 추세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노동전문 로비회사로 손꼽히는 캠버그룹의 빅터 캠버는 『대형회사들이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기존 로비회사를 인수, 영역확장에 나서고 있다』며 『50명으로 구성된 (자신의) 회사가 앞으로 얼마동안 단독회사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세정기자BOBLEE@SED.CO.KR

관련기사



이세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