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축계 숨은 역동성… 소모임활발

60년대 이래 한국현대건축의 흐름속에서 기존틀에 대한 회의와 비판, 문제의식 등을 가지고 출발했던 「건축계 소그룹」은 몇이나 되고 그들의 역할과 의미는 무엇일까. 사회의 어느 집단이나 영역을 막론하고 기성의 흐름에 반한 새로운 시각과 의식이 있게 마련이다. 건축설계가 여타 예술분야와 같이 창조적 두뇌작업인 만큼, 생각과 사상이 다른 집단형성 역시 매우 활발한 편이다. 이들은 대한건축사협회, 건축학회, 건축가협회 등으로 대표되는 흐름과 때로는 부딪치거나 화합하면서 갈등과 긴장을 거듭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나름대로의 주장과 행동을 꾸준이 해오면서 하나의 맥을 형성했다. 이런 활동과 발자취는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건축전문지인 월간 「건축문화」 6월호에서는 창간 16주년을 맞아 「건축계 소모임 탐구」라는 특집을 기획, 소개했다.<편집자주>◎월간 「건축문화」 6월호 특집/60년대초 시작 결성·해체 반복/70년대 건미준 등 폐습타파·교육 등 앞장/호남 한우리·터 영남 부경회·대건준 활약/불모지서 건축운동으로 승화/학자중심 공동주택연·도시설계연 설립/간향 「포아」·현비연 「비평건축」 저널발행 국내 건축계의 소모임 형성은 1960년대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결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건축계 소모임은 크게 17개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건축과 문화」는 이 소모임을 각각의 특성과 결성시기를 기준으로 6가지로 분류했다. 건축계 소모임 결성의 경우 초창기인 60년대에는 주로 학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모임은 목구회(서울대), 금우회(홍익대), 한길회(한양대), 용마루(인하대) 등이 있다. 이 모임들에 대해 주택연구원의 박철수 선임연구원은 『척박했던 건축계의 역량을 본격적인 건축운동의 단계로 승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에는 한국 건축계를 걱정하며 개혁을 설파하던 사람들이 공감대를 이뤄 학연을 탈피해 새로운 모임을 결성하던 시기가 있었다. 주로 70∼90년대 초반까지인 이때에 결성된 모임은 건미준(건축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 청건협(청년건축가협회), 4·3그룹, 건우리 등이 있다. 건축계 소모임중 가장 큰 역할과 영향력을 행사했던 모임으로 「건미준」을 들 수 있다. 건미준은 건축계의 고질적인 관행과 제도개선, 부적합한 건축교육문제 등의 주제를 건축계는 물론 일반사회에 과감하게 제기해 눈길을 끌었고, 개선의 결과까지 이끌어냈다. 그들은 경제정의실천연합, 행정쇄신위원회 등 사회단체 및 정부기관들과 연대해 건축계의 병폐개선운동을 폈으며 건축가의 윤리강령제정과 현행 제도권내 건축교육문제점을 심도있게 제기했다. 이들은 현재 서울건축학교라는 사설교육기관도 운영하고 있다. 청건협과 4·3그룹 모임은 한국 건축계의 낙후성, 건축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불만, 각종 건축관련 관행의 타파와 개선 등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과 실체적 운동을 폈다. 건우리는 건축설계사무소의 근로자들이 모여 결성된 모임으로, 설계종사근로자들의 권익옹호를 위한 연대구축노력을 하면서 활발한 의식향상운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지역별 권역별 모임이 있다. 여기에는 한우회, 터, 홍원마당, 대건준 21(21세기의 대구건축을 준비하는 젊은 건축가들의 모임), 부산 경남작가회 등이 있다. 한울회와 터는 광주를 근거지로 호남의 지역성 연구와 지역건축문화 탐구를 목적으로 대학교수와 현역건축가들이 중심이 돼 모였다. 부산 경남지역 건축모임으로는 홍원마당과 부산 경남건축작가회가 있으며 성격은 호남지역 모임과 유사하다. 대건준21은 대구지역 건축의 현황과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발표회, 프로젝트 토의를 한다. 이와는 달리 주로 학자들과 연구자들이 모여 주요 관심영역에 대한 연구결과 교류와 단편화된 건축문화고양을 목적으로 운용되는 소모임이 있다. 공동주택연구회, 도시주거연구회, 도시설계연구회 등이 이같은 범주에 드는 모임이다. 이밖에 건축저널 발행, 건축비평 등의 활동을 하는 모임이 있다. 이같은 모임으로는 간향, 현실비평연구소, 건축평론동우회 등이 있다. 이중 간향은 지난해 건축인물과 건축문화 비평을 특징으로 내세우면서 「포아(POAR)」라는 저널을 발행하고 있다. 현실비평연구소는 타협없는 건축비평활동과 건축비평영역 확대구축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비평건축」이란 저널과 「건축비평상」을 제정·운용하고 있다. 또한 지난 80년대 이후 분출되기 시작한 한국 건축에 대한 관심을 시민의 평생교육프로그램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민예총(민족예술단체총연합회) 건축분과와 민건연(민족건축연구회)도 건축문화운동의 탄탄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박영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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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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