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말이 말을 낳습니다”

이팔성의 침묵

“말이 말을 낳습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금융 인수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25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한국금융의 국제화’ 세미나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한 이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세미나 도중 자리를 뜬 이 회장은 ‘산은지주와 우리금융이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독자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느냐’는 연이은 질문에 “말이 말을 낳는다. 오늘은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며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지난 16일 우리금융 인수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강 회장에 대응해 “재정자금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격”이라며 반박자료까지 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 회장을 수행한 우리금융 관계자는 “민영화를 추진하는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말을 조심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기조연설에서도 이 회장은 민영화와 관련된 얘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은행 국제화와 관련해 “스페인 산탄데르처럼 해외의 중소형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고 리스크도 적을 것으로 본다”며 원론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은행들이 해외진출 등 국제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작업이 최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해외 투자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아시아에 진출하려면 현지 투자 정서를 파악하고 판매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고,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국내은행은 진출대상국에서 육성할 핵심업무를 선정하는 데 있어 해당 금융시장의 특성과 자사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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