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 미사일 발사전 中통보"

힐 차관보 "中서 만류했지만 안들어"<br>美 "외교적 해법 이외 다른 옵션도 있다"<br>남북장관급회담 예정대로 11일 부산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계획을 사전에 중국에 알렸으며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발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북한 압박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어 북한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미사일 문제 논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중국 고위인사와 회담을 마친 뒤 7일 저녁 서울로 떠나기에 앞서 베이징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이 계획을 북한에 알렸다는 사실을 중국측으로부터 들었다”며 “불행히도 북한은 (미사일을 쏘지 말라는) 중국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또 “미ㆍ중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도발적 행위’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며 “미국은 (미사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수단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며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중국과 미국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사실이란 점에 중국과 뜻을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과 일본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대응 강도를 높였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사전 녹화된 CNN의 ‘래리 킹 라이브’에서 “우리는 모든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며 “그러나 다른 옵션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미사일 위기를 풀기 위해 우선 6자회담 등 외교적 수단에 의존하겠지만 사태가 악화될 경우 강경책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의 회동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은 북한을 상대하면서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강력한 미사일 요격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의 경고는 7일 미국의 군사활동이 본격화하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실제 페르시아만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는 극동지역으로 이동을 시작했고 일본의 요코스카 기지에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춘 이지스함 ‘샤이로’를 배치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에 배치돼 있는 이지스함 커티스 윌버 등은 미사일 추적 능력만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본격적인 제재에 들어갔다.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농림수산성 장관은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농업ㆍ수산업 교류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을 추가한 새로운 대북 제재결의안을 UN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다. 한편 정부는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을 당초 예정대로 오는 11∼14일 부산에서 열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대북지원과 관련, “비료 10만톤 추가 지원 문제와 쌀 50만톤 차관 제공을 유보하겠다”며 “미사일 문제의 출구가 마련될 때까지 (대북지원 유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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