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중소건설업체들 해외로 눈돌려야

“Dreams have no limit, Go further.(꿈에는 한계가 없다, 마음대로 꿈꾸어라)” 업무상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 같은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58년부터 30여년간 두바이를 통치해온 세이크 라시드의 통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현 두바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이 같은 통치철학을 바탕으로 불과 50년 전까지만 해도 사막의 조그만 어촌이던 두바이가 중동지역의 비즈니스 및 관광 산업의 허브로 탈바꿈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7성급 호텔, 세계 최대의 실내스키장, 최근 세계 최고층 빌딩의 신화를 갈아치운 부르주 두바이 등 도시 전체가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또한 전세계 타워크레인의 20%가 집결해 있을 정도로 엄청난 건설 물량을 쏟아내며 세계 건설업계를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상황이다. 두바이발 빅뱅은 국내 건설업계에도 촉촉한 단비로 다가왔다. 사실 우리 건설업계는 국내에서 건설물량의 대폭감소와 분양가상한제, 최저가낙찰제, 기반시설부담금 확대 등 각종 건설규제강화로 수년간 최악의 날들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해외로 눈을 돌린 업체들은 두바이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오일 머니’를 만끽하며 내수 부진의 돌파구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65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해외 수주액은 지난달 말 이미 21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24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손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쾌속질주하는 해외수주의 대부분이 대형 건설사들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중고, 삼중고로 고통받고 있는 중소업체들의 몫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사실 나 자신도 중견 건설업자이다. 하지만 지난해 주위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심 끝에 두바이를 기회의 땅으로 선택했다. 3억5,000만달러의 개발사업을 벌여 현재 대부분 분양을 마친 상태다. 자화자찬하자는 말이 아니다. 내수 시장에 의존하던 중견ㆍ중소건설업체들도 이젠 살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금력 부족은 일단 인정하자. 대신 자신만의 강점이 될 수 있는 특화된 기술력을 키운다면 언제든지 기회는 잡을 수 있다. 그러면 더 이상 해외시장의 호황은 남의 집 잔치만은 아닐 것이다. 더불어 정부에도 이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체제 강화를 당부하고 싶다. 경제의 허리인 중소업체들이 있어야만 건설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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