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1월 4일] 에너지 혁명, 미래를 위한 준비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 유가가 경기둔화 우려 속에 어느새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며 우리 가계에 주름살을 더하던 휘발유가격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정부가 발 벗고 나서 에너지절약에 국민적 동참을 호소하던 상황에 비하면 불과 몇 달 만에 위기감이 상당히 해소된 듯한 모습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던 석유확보문제가 당장 우리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금융위기로 뒤편으로 밀려나면서 벌써 일각에서는 대체에너지산업 육성에 대한 당위성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그러나 부존자원은 빈약한 반면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에너지기술 수준을 높이고 에너지자립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대 사회에 경고를 보내면서 대체에너지를 문명의 대안으로 강조한 환경운동의 스승 레스터 브라운의 조언도 새겨봐야 한다. 올해 들어 ‘에너지 혁신기술계획 쿨 어스(Cool Earth)’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 이미 지난 30년 동안 독일을 비롯한 에너지기술 선진국에서 태양광ㆍ바이오매스ㆍ풍력에너지 등의 기술을 사들여 미래 전략산업의 교두보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 일본은 세계 태양광시장의 36%, 수소연료전지시장의 14%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런 상황을 돌아볼 때 유동성 부족에 대한 위기감과 유가하락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이 단기간 내에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우리 경제의 녹색성장을 견인할 대체에너지산업의 육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물론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분야도 있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높은 기술력과의 연관성을 활용하고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의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는 등 기술개발의 발판을 확보하는 착실한 노력이 필요한 분야도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제시장에서 에너지기술 및 관련 기업의 시장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현 상황을 선진기술 확보를 위한 호기로 인식하는 역발상도 필요하다. 대체에너지산업의 성장동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기업의 실질적 동기유발을 위해 정책개발과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책은행과 금융회사도 에너지분야 혁신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을 비롯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눈앞의 경제상황이 어려울수록 보다 능동적으로 미래를 준비해나가는 긴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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