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조7천억 음료시장 선점경쟁

◎기존 업체외 식품·제약업체까지 가세/과즙·전통음료·탄산커피 등 신상품 봇물/‘기능성’ 강조… 탄산부문 각축 치열할듯「2조7천억원의 시장을 잡아라.」 여름철 음료 성수기를 앞두고 음료업체마다 「더위사냥」에 나서고 있다. 음료업체들은 지난해 먹는샘물을 포함 2천5백여억원이었던 음료시장이 올해는 2조7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시장장악을 위한 판촉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음료업계에서는 올해 음료시장이 경기 하강국면 등으로 소비가 둔화, 지난해에 비해 7.4%정도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율은 9.3% 였다. 하지만 한해 장사를 좌우하는 날씨가 무더울 경우 두자리수의 매출증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음료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입맛과 구매욕구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 개발에 앞다퉈 나서는 한편 광고판촉활동의 강도를 높이며 매출확대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음료업체외에 2∼3년전부터 웅진식품·비락·남양유업·매일유업·한국야쿠르트·동원산업·샤니·삼립GF 등 식품업체와 대웅제약·상아제약·현대약품과 같은 제약업체까지 음료시장에 대거 가세, 전면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이들 신규 참여업체들은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는데 선발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기존 제품의 시장을 지켜야 하는데다 몸까지 무거운 대형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후발업체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즙음료 효자상품 올 음료시장에서는 천연, 건강, 기능을 중시한 제품들의 인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주도 품목으로는 최근 수년간 효자상품 역할을 해온 과즙음료와 함께 전통음료, 먹는샘물, 새롭게 선보인 탄산커피음료 등이 꼽히고 있으며 기능성음료도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즙음료의 경우 과육함유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해태음료의 「갈아만든 홍사과」를 시발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과육음료는 배·토마토·당근·감·인삼 등으로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업체마다 주력품목으로 키우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오렌지원액 수입이 자유화되는 것도 과즙음료시장 구도를 복잡하게 만들 전망이다. 해태유업과 남양유업·빙그레 등이 원액을 수입, 냉장유통 주스시장에 신규 참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일유업의 「썬업」, 서울우유의 「아침에 주스」, 제일제당의 「도울」이 고군분투하던 냉장유통 주스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상온유통 주스와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롯데칠성과 해태음료도 냉장주스시장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함께 탄산음료가 올해 음료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탄산음료시장은 지난해말 이후 새로운 제품이 속속 등장,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의 아성에 강력 도전하고 있다. 해태음료가 지난해 「쿨사이다」 「콤비콜라」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배향을 첨가한 「축배사이다」를 시판, 과즙음료에서의 배돌풍을 탄산음료로 연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외에도 한화유통이 「아메리칸 콜라」, 일화가 「RC콜라」를 내놓은 것을 비롯 제일제당의 「볼카」, 웅진식품의 「해커스」, 일화의 「카페콜라」 등 커피에다 탄산, 콜라맛을 첨가한 새로운 타입의 제품도 등장, 치열한 영역다툼이 예상된다. 게다가 국내 콜라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코카콜라가 두산음료를 제외한 3개보틀러(우성·호남·범양)의 통합을 추진중인 것도 판도변화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신토불이 돌풍 주춤 한국코카콜라는 직판체제 구축을 위해 현재 범양과 호남·우성식품의 공장과 영업권 인수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들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로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 보틀러는 원액공급이 중단돼 제품생산을 못하는 등 영업공백이 나타나 경쟁업체에는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또 주목되는 것은 신토불이음료. 식혜와 수정과의 돌풍이 지난해부터 다소 주춤해진 반면 대추음료가 그 공백을 메우면서 시장규모를 크게 넓혀가고 있다. 미숫가루음료·당근주스 등 다양한 전통음료가 잇따라 등장, 음료시장의 맹주인 콜라·사이다를 위협하고 있다. 거세게 불고 있는 전통음료바람이 과연 어디까지 영역을 넓혀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가운데 대추음료는 보약재로써의 기능성을 내세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식혜시장도 호박식혜·현미식혜·인삼식혜 등 차별화된 제품이 속속 개발되면서 시장고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 롯데칠성과 제일제당이 보리차를 캔음료화한 「예티 보리차」 「봉황」을 시판중인 것을 비롯 오미자·양파·마늘·칡 등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전통음료가 우후죽순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들어서는 소비자들의 건강중시추세를 타고 당근음료와 토마토음료·유자음료가 수요저변을 급격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해태음료 「몸에좋은 제주당근」, 롯데칠성 「사각사각 당근」, 건영식품 「가야 당근농장」 등 20여개사가 참여한 당근주스시장은 올해 5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토마토음료도 건영(가야 토마토농장) 해태(갈아만든 토마토) 롯데칠성(사각사각 토마토) 웅진(레드 토마토) 등 10여개의 업체가 출시, 이미 당근주스시장을 능가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먹는샘물 시장넓혀 또 유자음료는 동서식품이 「참맛유자」를 처음 선보인 이후 비락 「유자가 사과를 만났을 때」, 일화 「모아 후레쉬 유자」 롯데칠성 「사각사각 유자」 크라운제과 「소문난 유자」 웅진식품 「고흥유자」 유한양행 「유자 후레쉬」 등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 95년 4월부터 시판이 공식허용된 먹는샘물은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국민소득 증대, 건강의식 고조, 수돗물에 대한 불신 확산 등으로 꾸준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진로종합식품(석수) 제일제당(스파클) 풀무원(풀무원샘물)이 시장을 석권했으나 양대 음료업체인 해태음료(해태샘물)와 롯데칠성음료(아이시스)가 진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조선맥주와 동원산업·한국야쿠르트 등도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두산음료도 조만간 OEM으로 참여를 추진중이어서 지난해와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진로종합식품과 풀무원, 제일제당 등 선발업체들은 시장방어를 위해 대리점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바이킹」「볼빅」「에비앙」 등 외국산과 북한산 먹는샘물은 국산보다 2∼3배나 비싼 가격으로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비패턴 호흡맞춰 또 20대의 소비층을 무섭게 파고들고 있는 커피음료는 올해 시장규모가 1천4백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판단아래 업체마다 강도높은 판촉 및 신제품 공세를 벌이고 있다. 특히 커피음료시장 점유율 3위에 머무르고 있는 롯데칠성은 정상등극의 기회를 노리며 기존 「레쓰비」외에 「롯데카페」 「제로타임」을 새로 발매, 판촉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서식품도 고급제품인 「맥스웰 카페리쉬」로 늘어나는 수요 쟁탈전에 나서고 있다. 올들어서는 한국야쿠르트가 원두커피에다 헤즐럿향을 첨가해 만든 고급캔커피 「산타페」, 매일유업이 이태리풍의 「카페라떼」를 발매, 커피음료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포츠음료와 특정 성분을 첨가, 인체에 유익하다는 점을 내세운 기능성음료도 급속한 저변확대가 예상돼 무시못할 존재다. 스포츠음료의 경우 정상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제일제당과 동아오츠카의 판촉전이 어느 해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기능성음료인 숙취해소음료는 20여개의 제품이 혼전을 벌이다 제일제당 「컨디션」을 비롯한 몇몇 제품만 살아남아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식이성 섬유음료의 경우 현대약품과 동아오츠카가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데다 일화·조선무약 등이 공세를 강화, 불꽃튀는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제일제당 「솔의눈」, LG화학 「그린솔」, 동원산업 「솔아솔아」등의 솔잎음료와 제일제당 「뷰렙」과 같은 다이어트음료, 미원 「에버틴」 「아미노텐」, 거평식품의 「웨이키」 「아마폴라」, 진로종합식품의 「스테맨」, 상아제약의 「오케이」 등 특정 기능을 내세운 제품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지난 94년부터 신세대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동아오츠카의 「데미소다」와 제일제당의 「하이칼스」, 롯데칠성의 「윈디소다」 등 저탄산과즙음료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데 머물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음료시장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발맞춰 기능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움직여가고 있지만 갈증해소라는 음료의 고유기능을 무시할수는 없다면서 올해는 탄산부문에서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문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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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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