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체 해외시장 공략 '잰걸음'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체들이 완제의약품을 중심으로 수출지역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부터 구체적인 성과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완제 의약품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은 중남미, 아프리카, 동유럽 지역. 이 지역들은 지리상으로 멀고 결제조건도 나빠 업체들이 그 동안 수출을 기피해온 곳이다.
하지만 국적 의약품 제조업체가 거의 없어 치솟는 약값에 부담을 느껴 의약품 수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또 180일 이상 외상거래가 대부분이던 결제조건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업체들이 완제 의약품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원료 의약품의 수출길이 갈수록 좁아지는데다 채산성마저 악화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 의약분업에 따른 매출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
업계관계자는『국내의 과당경쟁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대형업체 뿐만 아니라 중소 업체들까지 수출을 돌파구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현찰거래라는 이점과 함께 이익률70%정도로 높아 업체들이 앞다퉈 수출확대에 나서고 있다.8?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품 선적서류를 은행에 제출하면 바로 대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이것이 현금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수출규모가 가장 큰 제일제당은 올들어 빈혈치료제 「에포카인」 등 완제 의약품 수출을 대폭 강화해 작년보다 553%이상 증가한 4,000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일제당은 올들어 브라질에 신규 진출한데 이어 조만간 아프리카 지역도 뚫을 예정이다.
종근당도 중남미는 물론 동유럽과 호주 등에 진출, 연내에 정식 수출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료의약품을 포함 지난해 1,000만달러를 수출한 중외제약은 올해 완제 의약품만 지난해보다 20%이상 증가한 500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중외는 또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 유럽지역으로 시장 다변화와 함께 수액위주에서 항암주사제 등으로 품목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중견업체들의 수출 드라이브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베트남, 필리핀에 진출한 데 이어 미국에 현지 생산시설을 갖추고 본격 시장개척에 나섰다.
서울제약은 중남미에 이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상륙을 앞두고 있다. 서울제약은 올해안에 2~3개 품목을 등록할 계획으로 빠르면 내년 초부터 의약품을 선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다변화와 아울러 업체들은 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을 통한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C사, J사 등 4~5개 업체가 이 같은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부분 일본 업체들과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태현기자thkim@sed.co.kr
8?한편 업체들의 완제의약품 수출러시로 현지에서 과당경쟁이 재연되는 등 문제점도 잇따르고 있다.
C제약 해외사업부장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 지역에서 국내 업체들 끼리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가격인하등 과열양상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지사정을 잘 몰라 사기를 당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딜러 등과 거래하는 경우 물건만 주고 대금을 회수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업계관계자를 말했다.
C사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할 때는 현지사장을 먼저 파악한 뒤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한꺼번에 지나치게 많은 양을 주문하면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입력시간 2000/10/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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