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하루 58만배럴 정제 "지상 유전"

고유가로 노다지 변신 에쓰오일 온산공장 르포<br>중질유→경질유 고도화설비 국내최대 규모<br>

하루 7만5,000배럴 규모의 하이드로크래커(HOU) 생산능력을 갖춘 에쓰오일 온산공장은 고유가시대를 맞아 풀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온산공장의 대규모 원유정제설비.

컨트럴룸

하루 58만배럴 정제 "지상 유전" 고유가로 노다지 변신 에쓰오일 온산공장 르포중질유→경질유 고도화설비 국내최대 규모공정 자동화로 60만평 정유공장은 한산"수익률 업계 1위… 누가 인수해도 복덩이" 울산=이규진 기자 sky@sed.co.kr 하루 7만5,000배럴 규모의 하이드로크래커(HOU) 생산능력을 갖춘 에쓰오일 온산공장은 고유가시대를 맞아 풀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온산공장의 대규모 원유정제설비. 컨트럴룸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현재 정유사들은 표정관리하기 바쁘다. 유가상승폭보다 휘발유ㆍ경유등 석유류와 BTX(벤젠ㆍ톨루엔ㆍ자일렌) 등 석유화학제품의 국제가격이 더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값싼 중질유를 고가 경질유로 바꿔주는 고도화설비가 정유사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중 국내 최대의 고도화설비 능력을 보유한 에쓰오일의 온산공장은 ‘지상유전’이란 별칭답게 ‘황금을 캐는 노다지’로 변했다. 울산공항에서 울산화학단지를 지나 온산공단로를 따라 남쪽으로 30분 남짓 내달리자 촘촘이 들어선 높은 굴뚝들이 눈에 들어왔다. 울산 화학공단의 ‘제2의 심장’ 에쓰오일이다. 하늘 높이 뻗은 수많은 굴뚝들 위로 하얀 수증기 구름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공장에 들어서는 순간 산업현장의 힘찬 맥박소리가 귓가를 때리는 듯 했다. 하루 58만배럴의 원유를 정제, 연매출 12조원을 올리고 있는 60만평의 정유공장 내부는 이상하리만치 한산했다. “다들 조종실에 들어가 있어 사람 구경하기 힘들 겁니다”. 기자를 안내하던 박석수 씨의 설명에 궁금중이 풀렸다. 전 공정이 자동화설비인 까닭에 근로자들은 ‘컨트럴룸(조종실)’ 등에서 계기판을 점검하고 있다. 또 장치산업 특성상 총 1,424명이 직원이 있지만 4조 3교대 근무로 400여명만 출근해 있다는 말도 곁들여졌다. 공장 우측 1단지에 있는 파라자일렌 공장은 원유를 정제해 만든 나프타를 원료로 파라자일렌을 만드는 곳이다. 그 옆으로 정유공장의 상징인 원유정제시설(CDU) 2기와 휘발유 아킬레이션 설비, 국내 최초의 윤활기유 공장이 쭉뻗은 왕복 1차선 도로를 따라 양옆으로 당당한 위용을 자랑했다. 공장 한복판을 지날 즈음 노란 꽃밭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에쓰오일의 브랜드컬러인 노란색을 상징하는 유채꽃들이다. 낚시대회를 연다는 바로 옆 작은 연못(폐수처리장)과 함께 노란 꽃밭은 화학공장의 삭막함을 한껏 달래줬다. 이윽고 차는 2단지에 있는 ‘지상유전’에 멈춰섰다. 하루 7만5,000배럴 규모의 하이드로크래커(HOU)와 6만8,000배럴 규모의 중질유분해시설(RFCC)이 나란히 등ㆍ경유와 휘발유를 펑펑 뿜어내고 있는 현장이다. 원유를 1차 정제하면 값싼 벙커C유가 약 40% 가량 나온다. 이를 다시 한번 정제해 값비싼 휘발유, 등ㆍ경유로 분해하는 설비가 바로 고도화시설이다. 국내석유시장이 직면한 심각한 고급원유 부족현상을 해소해주는 덕에 ‘지상유전’으로 불린다. “원유정제시설 규모에서는 국내 정유사 중 3위지만 정유사의 수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고도화설비는 국내 최고입니다” 꼼꼼이 공장 안내를 해주던 이해동 과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이 과장은 “지난 91년부터 7년간 경쟁사들이 망설이고 있을 때 1조원의 투자를 결행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이렇게 구축한 최첨단 고부가가치 시설을 성공적으로 가동, 후발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익면에서 국내 1위의 정유사로 우뚝 섰다. CJ투자증권의 영업이익율 추정치를 보면 5.53% 수준인 SK㈜보다 1.5% 포인트 앞선 6.98%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총 매출액의 56%가 넘는 약 67억불어치의 석유제품을 수출했다. 백남제 생산지원부문 상무는 “단순제조업으로만 인식되고 있던 국내 정유산업을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국내 석유소비 감소추세에도 불구하고 6,54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공장을 나서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인수설을 넌지시 화제에 올렸다. 한결 같은 답이 나왔다. “여기 온산공장은 쌩쌩 돌아갑니다. 시집은 가긴 갈 걸로 다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구한테 시집(매각)가든 복덩이를 데리고 가는 겁니다” 입력시간 : 2006/04/16 16:26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