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하나카드로 통합 출범하는 자리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등은 각자 손에 모바일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하나씩 쥐고 행사장에 마련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퍼포먼스를 하며 신종 결제 시장 장악을 통합사의 화두로 제시했다. 세계 최초로 모바일카드를 개발한 신한카드는 지난달 한 장의 카드를 여러 개의 다른 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스마트카드 산업 분야 컨퍼런스인 카르테&아이덴티피케이션2014에서 시연하며 전 세계에 기술력을 뽐내기도 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른바 '천송이 코트' 논란에서 시작된 간편결제 바람이 불어닥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지급결제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이미 생체정보 인식이나 무선통신을 이용한 결제 방식은 애플사의 애플페이와 BC카드의 간편결제 서비스 등으로 현실화했다. 불과 올해 초만 해도 계산 버튼을 누르면 액티브엑스(Active-X)를 깔고 카드를 선택한 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넣거나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받아 입력하는 다양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아직 주류로 자리매김한 결제기술이 없는 만큼 미래 결제수단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정보기술(IT) 업체와 금융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쏟아지는 신종결제 수단의 틈바구니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으로 어느 업계보다 순위다툼과 경쟁이 치열한 카드업계에서 해외 신종결제 수단에 공동 대응하자는 연합전선을 만들 정도다.
삼성전자와 신한·삼성 등 카드사 6곳이 하나의 앱에 여러 회사의 카드를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에는 카드사마다 별도 앱으로 앱카드를 운영해 사용자가 카드사마다 앱을 따로 설치해야 했다. 한 금융사 임원은 "금융결제는 다른 분야에 비해 변화가 보수적이어서 신종결제 방식이 전통적인 결제 방식을 단기간에 잠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결제수단의 변화와 다양화가 막을 수 없는 대세라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