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상」 전체 13%나/90년대초 비해 2배 증가/「3년 미만」은 5% 이하 그쳐/불황기 구조개혁 지연탓「설립된지 오래된 기업일수록 도산확률이 높다(?)」. 일본경제의 회복이 무딘 가운데 설립 30년이 넘는 「노령기업」들의 도산이 급증하고 있다. 대신 90년대초 20%에 가깝던 「젊은 기업」들의 파산은 현저하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최근 민간신용조사기관인 데이코쿠(제국)데이터뱅크의 조사를 인용, 지난해 1천만엔 이상 부채를 짊어진채 도산한 1만4천5백40개의 기업중 13.8%가 설립 30년 이상의 기업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12.4%를 기록했던 95년에 비해 1년새 1.4%가 증가한 것이자, 90년대초에 비해선 두배 이상이 급증한 규모다. 노령기업의 도산건수도 사상 처음 2천건을 넘어섰다. 특히 15년 이상 「숙년기업」의 도산을 합할 경우 점유율이 46.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90년대초 18%에 이르렀던 설립 3년미만 기업들의 도산점유율은 지난해에는 5% 아래로 눈에 띄게 줄었다.
일본내 노령기업들의 도산급증은 그간 몇대에 걸친, 이른바 「장인기업」들이 일본경제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점을 생각할때 이례적인 일이다. 데이터뱅크는 도산의 첫째 이유로 『산업구조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즉 경제의 불황이 깊어짐에 따라 젊은기업들은 벤처정신을 살려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데 비해 오래된 기업일수록 이같은 변화의 폭이 좁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도산기업중 불황으로 인해 망한 기업의 점유율이 62.5%인데 반해 노령기업중 「불황형 도산」은 이를 훨씬 웃도는 67.2%에 이른데서 확연히 드러난다. 결국 불황일수록 기업의 구조개혁 작업이 필수적이고, 그러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가 이번 조사에서 다시한번 확인된 셈이다.<김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