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지난 2013년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언론 인터뷰 기사를 언급했다. 이 총리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성 전 회장이) 3월22일 전화를 한 뒤 보름 이상 시간이 있었는데 돌아가시기 전까지 전화를 안 한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자신에게 구명을 요청할 만큼 '부채'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같은 당 최규성 의원은 "육성진술이 나온 이상 총리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사퇴론을 꺼냈고 이 총리는 "근거 없이 한 말을 듣고 막중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 사퇴라는 문제를 입에 올릴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든 받아들이겠다"고 맞받았다.
이 총리가 2012년 대선 당시 선거운동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던 데 대한 '거짓 해명' 질타도 이어졌다. 백 의원은 이 총리에게 "대선 때 선거운동을 한 거냐, 안 한 거냐"고 추궁했고 이 총리는 "12월 초순께 유세장에 두 번 정도 부은 얼굴로 갔던 것 외에 관여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안규백 의원은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천안 병천 유세 때 같이 연설도 했다"고 다시 따져 물었다. 안 의원은 "고인(성 전 회장) 메모에 적힌 총리 이름 석자만으로도 국민적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며 "총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압박했다.
이 총리는 전날보다 의혹이 더욱 확산된 가운데서도 각종 의혹에 적극 해명하면서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는 대정부질문 참석을 위해 국회에 들어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돈 받은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이 후보자 시절 충청 지역에 붙은 지지 플래카드에 대한 '기획설' 의혹을 제기하자 "충청인들에게 거북한 말씀으로 들린다"며 "유감"이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한편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은 논란 확산을 경계한 듯 본 주제인 외교·안보 분야 질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야당에 대한 역공도 펼쳤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성공한 로비와 실패한 로비, 한 정부는 로비가 잘 통했던 정권이고 또 다른 정부는 로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정권"이라며 "이 극명한 차이를 국민들은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두 차례 사면을 받았던 점을 지적하면서 당시 여당에 대한 '로비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대정부질문에서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도입 공론화'와 '신중론'이 엇갈린 반면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배치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김광수·진동영기자